“박물관이 향토미술 부흥의 밀알 역할 기대”… 박대성 화백, 경주 솔거미술관에 평생 작품 830점 기증

입력 2015-08-19 02:36

“평생 그림 그리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었기에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21일 개관하는 경주 솔거미술관(박대성관)에 일생 동안 그려온 작품을 기증한 소산(小山) 박대성(70·사진) 화백은 “오로지 작품 활동에만 매진해 온 것이 지금의 결과물로 남게 됐다”고 18일 소회를 밝혔다.

박 화백은 ‘실크로드경주 2015’ 개막일에 개관하는 미술관에 일생 동안 그려온 회화 435점, 글씨 182점, 작품 활동을 위해 소장하고 있던 먹·벼루 213점 등 총 830점을 기증했다.

박 화백이 2008년 작품 기증의사를 밝히면서 설립 구상이 시작된 이 미술관은 2012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에 착공, 지난해 11월 완공됐다.

이후 여러 논의를 거쳐 통일신라시대의 화가인 솔거의 이름을 딴 ‘경주 솔거미술관(박대성관)’으로 명명하고 개관을 맞았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각각 20억원씩 사업비를 지원했고 설계는 승효상 건축가가 맡았다.

미술관은 부지 1만4880㎡, 건물면적 1556㎡에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전시실 수장고 교육실 작업실 아트숍 등을 갖췄다.

개관전에는 박대성 기증작품전 ‘불국설경'전, ‘소산 박대성-붓끝 아래의 남산'전, ‘경주미술의 뿌리와 맥 7인'전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박 화백은 1945년 해방둥이로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1978년 중앙미술대전을 통해 등단한 후 이듬해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수묵을 기본으로 전통의 창조적 계승에 매진, 1980년대 스타작가 반열에 올랐다.

국내 미술계에서는 한국화가 겸재 정선의 맥을 잇는 실경산수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는 ‘신라인(新羅人)’으로 자처하고 15년 전 ‘제2의 고향’ 경주로 내려와 남산자락 삼릉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박 화백은 “한국화 등 전통미술이 점차 시들어 가는 이 시기에 박물관이 향토미술 부흥의 밀알 역할을 감당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솔거미술관에 박대성 화백 작품이 상설 전시됨으로써 경북의 문화·예술 위상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고 덕담했다.

경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