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보물섬’은 영국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것이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좋아한다. 요즘에는 이런 보물섬 류의 판타지 소설이 많이 나온다. 필자도 어렸을 때 제일 먼저 접한 소설이 보물섬이었다. 덕분에 모험심을 선물로 얻게 되었다.
스위스의 기독교 심리학자 폴 투르니에는 ‘모험으로 사는 인생’이란 역작을 냈다. 그 핵심은 모험의 원조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당연히 그리스도인은 모험의 여정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물섬은 모험이란 방법으로 꿈과 비전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제국주의자들이 마음에 보물섬을 품은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을 비롯하여 전 세계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정복한 땅을 식민지화 했다. 금은보화만이 보물이 아니었다. 값싼 노동력, 군사력으로 통제한 무역시장도 보화가 되었다.
유감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기독교 선교가 제국주의에 편승하게 된 것이다. 군함을 타고 군대를 동원한 곳에 선교사가 있었다. 피지배민족은 제국주의와 함께 기독교를 싫어했다. 제국주의 선교를 했던 수많은 지역이 무슬림으로 넘어가 버렸다. 때로는 공산주의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폴 히버트 같은 선교학자들은 성경적 선교는 성육신적 선교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성육신적 선교가 이뤄진 복 받은 나라다.
필자는 이번 여름에 노회 비전트립을 이끌고 순교자 성지순례를 했다. 그중에 진짜 보물섬들이 있었다. 먼저 한 보물섬은 신안 증도다. 이곳에는 보물섬이 해저에 있었다. 어부의 그물에 청자가 걸려들었다. 이후 11차에 걸쳐 조사했다. 엄청난 보물이 배 안에 있었고 건져졌다. 그래서 증도는 보물섬이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진짜 보물섬은 아니다. 증도에는 문준경 전도사님이 있었기에 보물섬이다. 문 전도사님은 일제 시대 때 고난 중에 부르심을 받았다. 전도사로 섬기면서 1년에 고무신을 아홉 켤레나 바꿔 신을 정도로 울고 웃으며 전도했다. 많은 교회를 개척했다.
한국전쟁 때 공산 폭도들에게 끌려갔다. 알 많이 낳는 씨암탉이라며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여 순교했다. 문 전도사님은 전 세계에서 기독여성으로 가장 영향력 있다는 헨리에타 미어즈 같다. 국제대학생선교회(CCC) 창설자인 빌 브라이트 총재를 비롯해 세계 기독교 지도자 30여명을 배출했다. 문 전도사님도 한국CCC를 설립한 김준곤 목사를 비롯해 한국교회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증도는 한 알의 밀알이 죽어 많은 열매를 맺은 보물섬이다.
또 하나의 보물섬은 소록도다. 이 섬은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소록도는 눈물의 섬이었다. 한센병에 걸려서 이 섬에 수용되는 것 자체가 큰 고통이다. 병으로 죽어가는 것이 큰 환란이다. 그런데 이 환자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일제의 지배 아래에 있을 때 신사참배를 거부한 이유로 한 달에 한 번씩 매 맞는 날이 있었다고 한다. 또 생체실험을 당하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했다. 6·25전쟁 때는 공산당으로부터 모진 핍박을 당했다. 순교자가 발생했다. 지금은 환란 가운데 기도로 승리한 섬이 되었다. 너무나 영적으로 아름다운 섬이 된 것이다. 한국교회의 기도의 지성소 같은 곳이 되었다.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진짜 보물섬이다. 우리도 진짜 보물섬을 만들어가자.
권순웅 목사(동탄 주다산교회)
[시온의 소리-권순웅] 진짜 보물섬
입력 2015-08-19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