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수전도단 설립자 오대원 목사가 올해 팔순을 맞았다. 17일 저녁 개막된 예수전도단 간사총회 첫날은 오 목사의 팔순 잔치가 하이라이트였다. 그를 옆에서 지켜본 예수전도단 출신 사역자들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는 선교사’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가르쳐 준 분’ ‘북한도 한국이라고 말해준 목사님’으로 기억했다.
이날 생일잔치의 백미는 오 목사 부부의 춤이었다. 사물놀이 악기와 밴드가 결합된 전통 가락의 찬양에 맞춰 한국인 간사들과 덩실덩실 춤췄다. 여든의 나이에도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700여명의 간사들 앞에서 “나이 먹는 것이 기쁘다.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던 25세 때보다 더 좋다”며 “60세, 70세 생일에도 여러분과 함께했지만 오늘은 정말 재미있다”고 소회했다. 부인인 엘렌 사모는 “남편의 90세 생일잔치를 한국에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목사에겐 은퇴가 없었다. 행정상으로는 은퇴했지만 사역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1994년 미국 시애틀에 ‘안디옥선교훈련원’을 개원, 선교훈련과 북한연구학교, 캠퍼스 사역에 주력해오다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지금은 선교사 돌보기(멤버케어)와 북한을 위한 뉴코리아운동, 말씀 사역이 주된 활동이다.
한국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아직도 매년 5∼6회씩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영어를 써 본 일이 없다고 했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사람. 이는 북한에 대한 화해 사역을 주문하면서 더욱 분명해 보였다.
오 목사는 “지금은 통일을 말하는 것보다 화해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남과 북을 화목하게 하는 것이 기독교인들의 사명이라는 것이다. 오 목사는 아버지를 말했다. “아버지는 한반도에서 가장 필요한 존재입니다. 북한에는 아버지가 없습니다. 우리 기독교인부터 아버지의 마음을 품고 그들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버지의 마음은 이데올로기와 정치를 초월한다. 십자가는 두려움 없는 사랑이다.
“지금 한반도에는 두려움이 덮고 있어요. 두려움은 ‘anxiety’인데 이 말은 어두움과 공포를 포함합니다. 기독교인조차 북한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보세요. 그는 십자가에서 어둠의 정사와 두려움의 적을 없앴습니다. 두려움부터 걷어내야 합니다.”
오 목사는 북한의 변화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근거는 두 가지였다. 기도와 하나님의 주권. 그에 따르면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최근엔 핀란드 기독교인들이 북한을 위한 국제중보기도모임을 만들었다.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한 끼를 금식하고 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적극적이다. 중국과 몽골, 러시아인들도 기도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횡성=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南北 화목케 하는 것이 기독교인들 사명”… 올해 팔순 맞은 ‘예수전도단’ 설립자 오대원 목사
입력 2015-08-19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