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이 이 정도는 돼야지!”… 스마트폰 강자들 ‘대화면’ 전쟁

입력 2015-08-19 02:41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키워드는 ‘대화면’이다. 상반기 출시된 스마트폰들이 5인치 안팎의 화면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면 하반기는 이보다 큰 5.5인치 이상 제품들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먼저 포문을 연 가운데 애플, 샤오미, LG전자 등 스마트폰 강자들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대화면 시장의 원조임을 자처하는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공개한 갤럭시 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로 2가지를 노린다. 우선 ‘패블릿’(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이 크기의 스마트 기기)으로 불리는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갤럭시 노트가 처음 나올 때만 해도 틈새 시장에 불과했던 대화면 시장이 이제는 주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6600만대로 전체 4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북미는 지난해 1분기 59%에서 올해 70%, 중국은 같은 기간 32%에서 57%로 크게 성장했다. GfK는 올해 대화면 스마트폰 비중이 전체에서 6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조사는 갤럭시S6 같은 5인치 스마트폰도 대화면으로 분류하고 있어서 5.5인치 이상 제품의 증가를 정확하게 보여주진 않는다. 하지만 한때 4인치 아이폰을 ‘표준 크기’로 생각하던 북미 지역이 점점 큰 화면을 선호하는 경향은 분명해지고 있다. 아이폰도 대화면 추세에 맞춰 지난해 4.7인치와 5.5인치인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여러 작업을 하는 사용자는 노트5, 멀티미디어 활용이 많은 사용자는 S6 엣지 플러스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로 삼성전자는 두 제품을 5인치 대 메인스트림 시장에서도 경쟁 시킬 카드로 쓸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노트5는 전작인 노트4와 같은 5.7인치 화면을 탑재했지만 더 가볍고 얇아졌다. 가로 폭은 3.5㎜ 좁아졌고, 두께도 8.5㎜에서 7.6㎜로 얇아졌다. 노트4까지는 한 손에 쥐기 다소 부담스러웠는데, 노트5는 한 손에 쥐기에 부담이 없었다. S6 엣지 플러스도 S6 엣지에 비해 두께가 0.1㎜ 얇아진 6.9㎜이고, 테두리 베젤도 2.9㎜에서 2㎜로 줄었다. 노트5와 S6 엣지 플러스 모두 대화면임에도 부담 없는 크기가 됐다. 크기 때문에 대화면 제품을 선호하지 않았던 사용자들이 눈길을 돌릴만한 요소다.

애플은 다음 달 9일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제품은 외형상으로는 전작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신기술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 ‘포스터치’가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터치는 사용자가 화면을 얼마나 세게 누르냐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미 신형 맥북과 애플워치에 탑재됐다. 아이폰에 포스터치가 사용되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터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6s와 6s 플러스는 카메라도 개선될 것으로 알려졌다. 화소수도 1200만 화소 이상으로 올리고, 화질 개선을 위한 새로운 센서 및 소프트웨어 탑재도 예상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로 떠오른 샤오미는 지난 13일 홍미노트2를 공개하며 대화면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2GB 메모리, 3060㎃h 배터리, 1300만화소 카메라, 고속충전 기능 등을 갖췄다. 쓸만한 사양을 갖추고도 799위안(약 14만7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됐다. 판매 시작 12시간 만에 80만대가 팔리며 초반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원플러스도 스냅드래곤810,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등 프리미엄 사양을 갖추고도 가격이 30만∼40만원대인 원플러스2를 최근 출시했다.

LG전자도 하반기 대화면을 채택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해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사양과 디자인 등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