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난니 모레티(62) 감독은 ‘나의 즐거운 일기’(1994)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아들의 방’(2001)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4월’(1997) ‘악어’(2006)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2011)에 이어 올해 ‘나의 어머니’까지 칸 영화제에 초청된 ‘칸의 총아’다. 20일 개봉되는 ‘나의 어머니’는 모레티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다. 모레티 감독의 어머니는 영화 속 주인공 마르게리타의 어머니처럼 30여 년간 교편을 잡은 문학 교사였다. 감독은 병상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때때로 찾아오는 어머니의 제자들을 통해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런 부분은 영화에 중요한 요소로 들어가 있다. 한 어머니의 자식으로서 지니는 진심과 진실을 영상에 담았다.
사회 이슈 영화를 주로 찍는 감독 마르게리타(마르게리타 부이)는 노동문제를 다루는 새 작품을 한창 촬영 중이다. 멋진 삶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그녀에게도 고민은 많다. 할리우드 스타 배리(존 터투로)는 이탈리아어로 된 대사 한 줄을 제대로 외우지 못하고 사춘기 딸에게는 점점 비밀이 많아진다. 전 남편과의 관계도, 애인과의 관계도 애매하다.
마르게리타의 가슴을 더욱 무겁게 하는 건 엄마가 병석에 누운 일이다. 오빠(난니 모레티)와는 달리 그녀는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영화는 마르게리타가 일터와 집에서 보내는 시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감독으로서 스태프와 배우들의 관계, 딸로서 엄마와의 관계, 엄마로서 딸과의 관계 등을 풀어낸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결코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 자식은 부모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있기까지 어머니의 존재가 얼마가 커다란 역할을 했는지 영화는 말한다. 이탈리아 배우 마르게리타 부이의 연기력이 빛난다. 마르게리타의 오빠 역으로 직접 출연한 모레티 감독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12세 관람가. 106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영화-난니 모레티의 ‘나의 어머니’] 병석의 어머니와 이별을 준비하는 딸
입력 2015-08-19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