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佛 궁전서 하룻밤… 베르사유 궁전에 호텔 만든다

입력 2015-08-18 02:11

프랑스의 대표적인 유적이자 매년 70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 명소인 베르사유 궁전(사진)이 자금 부족으로 운영난을 겪으면서 일부 시설을 호텔로 개방키로 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6일(현지시간) 혁명 이전 프랑스 왕정 시대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상징이던 베르사유 궁전이 수익을 내기 위해 분투하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10년간 방문객이 배 가까이 늘었음에도 정부가 보조금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2013년 4740만 유로(621억원)이던 보조금을 올해 4050만 유로(531억원)로 100억원 가까이 줄였다.

베르사유 측은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궁의 정원 안쪽에 있는 17세기 풍 저택을 ‘오랑주리’라는 이름의 호텔로 운영할 계획이다. 궁 대변인은 “베르사유는 프랑스의 상징이자 문화적 랜드마크”라면서 “세계 어디에도 이렇게 뛰어난 호텔은 없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부 객실에서는 루이 14세가 오렌지 나무 3000그루의 온실로 사용했던 오랑주리 미술관이 보인다. 투숙객들은 왕실 정원을 자유롭게 산책할 수도 있다.

호텔 시설을 완비하는 데는 1000만 파운드(185억원)가 들 것으로 베르사유 측은 내다봤다. 현재 기업들을 대상으로 호텔 시공권 및 운영권 입찰이 진행 중이다. 입찰에 성공한 기업은 60년간 호텔 운영권을 갖게 된다.

텔레그래프는 궁 안에 호텔이 운영되는 것에 대해 “루이 16세는 충격을 받겠지만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마도 브리오슈(과자)를 더 보내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앙투아네트는 프랑스혁명 당시 시민들이 빵이 없어 굶주린다는 얘기를 듣고 “빵이 없으면 브리오슈를 주라”고 말했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