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17일 밝힌 ‘청년 일자리 종합 대책’은 경기 침체로 청년 고용이 최악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사회적 책임을 지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삼성이 나서서 중소·중견협력사에 우수 인재를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구직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는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말하고, 정작 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모순적인 ‘인력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특성화 학과와 마이스터고 등을 지원해 청년 인력 채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2년간 1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번에 신설된 ‘삼성 고용 디딤돌’은 직업훈련과 인턴십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은 협력사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3000명을 선발, 3개월은 삼성에서 직무교육을 받고 3개월은 협력사에서 인턴십을 거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직무교육과 인턴 기간 청년에게 지급하는 월 150만원의 급여는 모두 삼성이 부담한다. 이와 함께 매년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협력사 채용 한마당’을 건설과 서비스 계열까지 확대해 매년 11월 개최할 계획이다.
마이스터고와 대학 특성화 학과에서는 청년 1600명을 전문 분야 교육과정을 거쳐 채용할 예정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대학에는 설비 엔지니어 양성과정을 신설해 기업에 꼭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삼성은 29개 대학 및 9개 전문대와 산학 협력을 맺고 있으며 전국 26개 마이스터고에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자제품 영업 업무를 3개월간 체험할 수 있는 전자판매 직업체험 청년 인턴 2000명을 선발한다. 이들 청년 인턴은 전국 지점에서 직업을 체험하고 월 150만원을 받으며 우수 인력은 채용으로 이어진다. 보험설계사 및 투자권유대행인 등 금융영업 분야 일자리 2000개도 새로 마련된다.
삼성은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호텔신라 면세점과 신라스테이, 삼성바이오로직스 2·3공장 증설, 에버랜드 파크호텔 등 신규 투자를 통해 2017년까지 1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 소프트웨어 비전공자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을 총 30개 대학과 20개 전문대에서 6400명 규모로 확대 운영한다.
특히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는 대구·경북지역 5개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비전공자 400명을 새로 선발, 교육을 거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구·경북지역 30개 대학과 협력해 2년간 5000명에게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창업교육도 제공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협력사에 맞춤형 인재 유치”… 삼성, 취업 징검다리로
입력 2015-08-18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