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 화학물질 한반도 영향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 폭발사고 관련 견해

입력 2015-08-18 02:44
중국 톈진항 폭발사고 현장에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청산소다)이 수백 t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환경 및 기상 분야 전문가들은 17일 한반도 영향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중국 환경보호국은 사고 현장에 시안화나트륨이 있었고 일부가 새어 나갔지만 대부분 안전하게 보존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새나간 시안화나트륨은 현장에서 중화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훼손되지 않은 것은 회수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안화나트륨은 금속 도금이나 광석 제련, 살충제 등에 쓰이는 독성 물질이다. 중국 언론은 700t의 시안화나트륨이 현장에 있었다고 보도하고 있어 현지인들은 바람을 통한 전파나 식수원 오염 등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바람을 타고 베이징에까지 날아갔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중국발 황사 피해가 잦은 우리나라에서도 바람을 타고 한반도에 독성 물질이 도달하지 않았을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톈진항의 화학물질이 우리나라까지 왔을 개연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여름에는 남동풍이 불어 바람이 남동쪽에서 한반도로 온다”며 “한반도 북서쪽의 톈진에서 바람을 타고 물질이 날아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톈진은 평양과 위도가 비슷하다. 또 한반도∼톈진 간 거리가 800㎞ 이상이어서 거리상으로도 오염의 영향권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시안화나트륨이 공기보다 무거워 바람을 타고 수백 ㎞를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

기상청도 “사고 당일인 12일 밤부터 13일 밤까지 현지에서는 초속 1∼4m의 남풍, 남남서풍이 불었다”며 “이는 한반도의 반대 방향으로 바람이 이동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에서 황사가 날아올 땐 발달한 저기압에 의한 상층기류를 타고 오는데, 최근에는 상층기류가 없고 남서풍이 불어 한반도 도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손병호 홍석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