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명 탄 印尼 여객기 실종… 착륙 9분전 연락 끊겨

입력 2015-08-17 03:00 수정 2015-08-17 18:46

54명이 탄 인도네시아 여객기가 16일(현지시간) 악천후 속에 파푸아주의 동쪽 지역을 비행하던 중 실종됐다.

이 여객기는 인도네시아 트리나가 항공 소속의 프로펠러기 ATR42-300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승객 49명, 승무원 5명을 태우고 있었다.

파푸아주 당국은 이 여객기가 이날 파푸아주 주도인 자야푸라의 센타니 공항을 이륙한 뒤 인도네시아 옥시빌로 향하다 오후 3시쯤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수색구조청은 ATR42기가 옥시빌 공항에 착륙하기로 예정됐던 시간 9분 전 지상 관제탑과 교신이 끊겼으며, 당시 옥시빌 근처의 기상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교통부의 J A 바라타 대변인은 “이 비행기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현재 악천후인 데다 해도 저물어 수색작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 여객기가 사라지자 트리나가 항공사는 같은 항로에 다른 프로펠러기를 띄워 수색작업에 나섰다. 트리나가 항공사 관계자는 “날씨가 매우 나빴고 여객기를 찾을 수 없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수색구조청은 17일 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다.

사고기가 비행한 파푸아주 대부분은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한 정글과 산으로 덮여 있다. 과거 이 지역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비행기들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이 비행기에 한국인 탑승객은 없다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수색 당국으로부터 확보한 탑승객 명단에도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이름은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12월 말에도 승객과 승무원 160여명을 태우고 수라바야를 떠나 싱가포르로 가던 에어아시아 소속 항공기가 자바해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지난해 7월에는 인도네시아 공군 소속 허큘리스 C-130 수송기가 메단시에서 추락해 탑승객과 지상에 있던 주민 등 140여명이 사망했다.

1만7000개의 크고 작은 섬과 2억5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항공산업이 가장 급속히 성장하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러나 양질의 조종사와 정비·관제사 부족 및 항공시설 노후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