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두 번째 도전서 로카르노 대상

입력 2015-08-17 02:52
신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이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시상식 직후 여배우 김민희와 함께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민희가 들고 있는 트로피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영화제에 오지 못한 정재영(아래 작은 사진)의 남우주연상 트로피다. 정재영 김민희 주연의 ‘지금은 맞고…’는 9월 24일 국내 개봉된다.EPA연합뉴스
정재영
홍상수(55) 감독의 신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 2013년 ‘우리 선희’로 이 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을 받았던 홍 감독은 두 번째 초청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영화배급사 화인컷은 홍 감독의 17번째 장편영화인 ‘지금은 맞고…’가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폐막된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대상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영화에 출연한 정재영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정재영은 ‘우리 선희’에 이어 또 한 번 홍 감독 작품에 출연했다가 영광을 안았다.

홍 감독은 수상 이후 영화제 측과 가진 인터뷰에서 “매우 기쁘다”면서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은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나 자신과 스태프, 배우들에게도 격려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감독은 지난 12일 영화의 여자 주인공 김민희와 출국해 영화 상영과 기자회견 등의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정재영은 드라마 촬영으로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

배급사 측에 따르면 이번 영화가 상영된 현지시간 13일 오후 홍 감독이 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소개에 따라 무대에 오르자 3000석을 가득 메운 현지 관객들이 뜨거운 환영의 박수로 맞았다고 한다. 관객들은 상영 내내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고 상영이 끝나고 나서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1946년 시작된 스위스 최대 규모의 영화제로 베니스, 칸, 베를린과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 잡은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대상을 받은 것은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 이후 두 번째다. 한국 배우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정재영이 처음이며, 2001년 김호정이 ‘나비’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은 맞고…’는 다음 달 24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정재영과 김민희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으며 윤여정, 기주봉, 최화정, 유준상, 고아성 등이 출연했다. 홍 감독은 교수나 예술가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상의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지식계층의 위선과 남녀관계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작품도 유사하다. 영화감독 함천수(정재영)가 어느 날 우연히 여자화가 윤희정(김민희)을 만나게 되고 같이 저녁을 먹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통해 데뷔한 홍 감독은 ‘강원도의 힘’(1998) ‘오! 수정’(2000)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 등의 작품을 발표했고 칸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았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홍 감독과 정재영에게 축전을 보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