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997년 8월 다이애나비의 교통사고 소식을 접하고 대뜸 “누군가 브레이크에 기름칠을 한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신간 ‘발언으로 보는 여왕의 은밀한 자화상’을 출간한 왕실 전기작가 잉그리드 슈어드의 기고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여왕은 처음에는 다이애나를 호의적으로 생각했다. 여왕은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가 결혼하기 전 친구에게 “다이애나는 우리의 일부다. 다이애나네 세 자매가 정말 좋다”고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다이애나가 왕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출행동을 하자 여왕도 못마땅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이애나가 전기작가 앤드루 모튼에게 불행한 결혼생활에 대해 털어놓은 것도 여왕을 화나게 만들었다. 다이애나는 찰스가 아들 둘을 데리고 사냥을 가기로 한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별궁인 윈저성으로 가버리기도 했다. 찰스는 당시 여왕에게 전화를 걸어 “다이애나는 미쳤어요, 미쳤어, 미쳤다고요”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왕실이 계속 망신을 당하자 여왕은 95년 5월 2차 세계대전 유럽 전승기념일 행사에 군중이 몰려들지 않을까봐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다행히 인파가 몰리자 여왕은 눈물을 흘릴 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애나는 96년 찰스와 이혼했고 이듬해 8월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 있던 여왕은 즉시 런던으로 돌아가지 않은 데다 버킹엄궁에 조기도 게양하지 않아 구설에 휩싸였다. 여왕은 자신이 궁에 없을 때 깃발을 달지 않는 게 관행이고 손자들이 슬픔을 달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려고 늦게 돌아왔다고 해명했다.
손병호 기자
英 여왕, 다이애나비 사고에 “누군가 브레이크에 기름칠 했을 것”
입력 2015-08-17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