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도 전략도 없는 시티투어 줄줄이 스톱

입력 2015-08-17 02:59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시티투어가 관광객 유치에 실패해 제대로 운행되지 않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지자체의 예산이 낭비되거나 관련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세월호 사고와 올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파동에 따른 관광업계 침체 탓도 있지만 시티투어 자체가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경남 진주시는 2012년부터 운행해 오던 투어버스를 올해 초 중단했다. 진주시는 유명 관광지와 음식점 등을 1박2일 간 돌아보는 투어버스를 운행해 왔으나, 당초 기대했던 수도권 관광객 유치 실적이 낮아 3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앞서 남해군은 2007년 석 달간 보물섬 시티투어를 운행했으나 역시 외래 관광객 유치 실패로 중단했다. 산청군과 사천시도 투어버스와 시티투어를 각각 운영했지만 다른 지역 관광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함양군이 지난 8일 시티투어 운행에 들어갔지만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시·군 1곳의 관광자원만으로는 볼거리가 턱없이 부족하고 특화한 관광상품이 없어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시티투어가 성공하려면 인근 시·군의 유명 관광지와 전통 음식을 연계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전북 순환관광버스와 외국인 관광셔틀버스의 올해 6월과 7월 관광버스 이용객은 각각 690명과 686명에 그쳤다. 이는 전달 2651명에서 74%가 감소한 수치다. 예약이 줄줄이 취소돼 버스 운행 횟수도 5월 74차례에서 6월 24차례, 7월 25차례로 크게 줄었다.

이지성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다행히 이달 들어 회복하고 있지만 메르스 여파 등으로 두 달간 이용객이 대폭 감소했었다”며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 등에 발맞춰 코스와 프로그램을 지속 개발해 침체된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하루 4회씩 운행하던 시티투어버스를 지난달 말부터 하루 1회로 줄여 운행하고 있다. 외래 관광객 감소와 재정난 때문이다. 대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중인 ‘대구 시티투어 2층 버스’는 지난 5월 2000여명의 관광객이 이용했지만 6월에는 5분의 1로 줄었다.

이처럼 관련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지자체들은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충북 청주시는 시티투어 차량에 대한 지원금을 기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다. 지원 기준도 기존에 관광지 4곳 방문에서 3곳으로 줄이고, 6시간 이상 관광을 해야 하는 규정도 없앴다. 전북도는 관광버스 사업비 1억5000만원을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전국종합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