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3일 일본으로 향했고, 국내 체류 중이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도 주총 하루 전인 16일 출국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없이 홀로 출국함에 따라 신 회장과 정면승부를 펼칠지, 후일을 도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세를 잡은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매듭짓고 한·일 롯데의 ‘원톱 굳히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총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두 가지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혁신과 투명성 확장 등 개혁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를 통해 롯데홀딩스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한편 신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를 받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과 순환출자 고리 해소라는 경영 방침을 이미 선언한 신 회장은 주총을 통해 일본 주주들을 상대로 이해를 구하는 절차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신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안건을 비켜갈 예정이다. 표 대결로 이어질 수 있는 신 총괄회장의 명예회장 추대 건도 정관 변경 없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안건에서 제외했다. 분쟁 당사자인 신 전 부회장이 요청하는 현 이사진 교체 안건도 넣지 않았다.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이 지지를 받으면 신 전 부회장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주총 승리로 대세가 신 회장에게로 완전히 기울면 차후 주총 또는 소송을 벌인다고 해도 뒤집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최대 주주(72.65%)인 L투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한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의 최정점이다.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 우리사주협회, 일본 내 관련 계열사가 각각 3분의 1씩 갖고 있다. 광윤사 지분은 신 총괄회장,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갖고 있고 신동주·동빈 형제도 2% 미만을 보유하고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신동주 아버지 없이 홀로 출국, 신동빈 ‘원톱 굳히기’ 나설 듯… 8월 17일 롯데홀딩스 주총
입력 2015-08-17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