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목함지뢰 자작극 운운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경박함

입력 2015-08-17 00:57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지뢰 도발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SNS 괴담이 퍼지고 있다. 우리 군의 ‘자작극’부터 미군의 ‘음모론’까지 각종 설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 무인기 사건 등 때와 마찬가지로 근거 없는 괴담들이어서 씁쓸할 따름이다.

한 포털 사이트에 16일 올라온 익명의 글은 “북한의 주장이 국방부의 해명보다 몇 배는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글은 이번 조사가 미국의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자작극’이라는 주장도 돌고 있다. 익명의 네티즌은 “이번 사태로 누가 더 이득을 봤는지 생각하면 (누구의 소행인지) 답이 나온다”고 했다. 이 같은 괴담은 북한이 14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담화로 남측 조사 결과를 반박한 이후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담화가 괴담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엠바고(보도자제 요청) 해제 하루 전인 지난 9일 이번 사건을 SNS에 올려 비난을 사기도 했다.

목함지뢰 도발이 북한군 소행이라는 점은 우리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반의 현장조사에서 드러난 명백한 사실인 것이다. 여기에는 중립국 감독위원회 대표들도 참관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당국의 발표에 대해 이론이 제기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사실관계조차 맞지 않는 북한의 ‘허점투성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 괴담으로 쏟아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로 우리 사회가 불신과 갈등의 늪으로 빠지는 것은 남남갈등을 노리는 북한의 의도에 놀아나는 꼴이다. 정부는 유언비어를 집중 단속하고, 네티즌들은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글을 삼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