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생한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이 우리 군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괴담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횡행했던 내용과 상당히 유사하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는 16일 한 네티즌이 익명으로 “북한 주장이 국방부 해명보다 몇 배는 합리적으로 보인다”는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북한이 오락가락하는 국방부의 (합동조사 발표를 통한) 해명에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다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뢰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있나”라고까지 주장했다. 그는 “미국놈들이 ‘북한 소행으로 몰아가라’고 하고 그에 충실히 따르는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의 목함지뢰가 폭발한 게 아니라 우리 군이 사용하는 지뢰가 터진 것이라는 억지 주장도 나왔다. 1980년대 최전방 수색대에서 군복무를 했다고 자신을 밝힌 네티즌은 “여름철 폭우 때마다 발생하던 전방지역 지뢰 휩쓸림으로 발생한 통상적인 사고”라며 우리 군 M-14 지뢰가 터졌다고 했다. 그는 합동조사단이 DMZ 추진철책 남쪽에서 우리 군 지뢰제거 작업이 끝나 아군 지뢰가 유실됐을 가능성이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번 사건으로 박근혜정부가 국정원 해킹 의혹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모면했다. 누가 더 이득을 봤는지 생각하면 (누구 소행인지) 답이 나온다”며 서슴없이 우리 군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괴담 대부분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음모론을 펴는 것 자체가 북한이 노리는 남남갈등”이라고 밝혔다.
평소 군에 대한 깊은 불신이 음모론과 괴담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국방부가 잦은 말 바꾸기를 하며 국방 사안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게 괴담 유포의 한 원인”이라며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보다 정직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北 DMZ 목함지뢰 도발은 우리 軍의 자작극” 천안함 폭침 때처럼… 또 음모론
입력 2015-08-17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