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과자가 주요 수출품인 ㈜맘모스제과는 지난해 미국 코스트코와 프랑스 까르푸로부터 주문이 밀려들면서 수출 물량이 2배 이상 늘어났다. 국내에서 10개 들이 1봉지에 1000원에 판매되는 쌀과자는 유통비용을 포함해 미국에서 4봉지에 1만원에 팔릴 정도로 가격이 높다. 그러나 코스트코에서 맘모스제과의 쌀과자 판매대를 따로 만들어줄 정도로 인기가 좋다. 국산 쌀로 만들고 무색소, 무방부제, 무트랜스지방, 무글루텐, 무염이라는 5무(無)전략을 적극 홍보한 것이 미국 시장에서 통한 것이다.
동아에스티의 박카스는 지난해 372억원이 수출된 효자품목으로 특히 캄보디아에서 인기가 높다. 2009년 최초 진출 이후 2011년 52억원, 2012년 172억원, 2013년 266억원, 2014년 356억원이 수출돼 캄보디아에서 글로벌 드링크 레드불을 제치고 국민음료로 자리 잡았다.
지난 5월까지 우리나라 분유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급성장한 5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매일유업은 국내 유제품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중동에 분유 수출을 시작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홍콩 등 유제품 선진국은 물론 신흥개발 국가에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국산 맥주도 해외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몽골 시장을 비롯해 해외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홍콩과 일본 등 30여 개국에 30여종 약 1900만 상자(1상자·500㎖ 20병)의 맥주를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수입 맥주 총량인 1195만 상자를 웃도는 수치다. 오비맥주가 제조자개발설계방식(ODM)으로 수출하는 블루걸(Blue Girl)은 지난해 홍콩에서 시장점유율 1위(14%)를 기록했다. 도수를 높이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취한 카스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몽골 프리미엄 맥주시장에서 40%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하고 있다.
국산 식품의 수출 증가는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잘 드러난다. 16일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최근 K푸드 수출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출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가공식품 수출은 비스킷(6.1%) 빵(11.2%) 맥주(18.9%) 등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가공식품은 부피는 크지만 단가가 높지 않아 수출하기 쉽지 않은 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지속적인 품질 향상, 현지화, 유통망 확보 등의 노력으로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인의 음식 수요가 건강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하고,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산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국산 가공식품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와 업계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박솔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가공식품 수출을 늘려 나가기 위해서는 웰빙식품에 대한 수요 확대 등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면서 “지속적인 품질 개발, 현지화, 유통망 확보, 할랄 및 동남아시아 등 시장다변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기획] 웰빙·현지화로 무장한 K푸드, 장벽 높은 선진국까지 뚫었다
입력 2015-08-17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