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출신 태극전사는… 농구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 인천亞게임 금 주역

입력 2015-08-18 02:02

한국이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혼혈 태극전사들의 활약도 늘고 있다.

농구의 경우 문태종(40·고양 오리온스)과 전태풍(35·전주 KCC), 이승준(37·서울 SK) 등이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특히 문태종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이 없었더라면 한국은 결승전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의 하메드 하다디가 버틴 이란을 꺾지 못했을 것이다.

축구에선 그동안 혼혈 선수의 활약이 미미했다. 성남 일화(현 성남 FC)에서 뛰었던 장대일(40)은 1998년 국가대표에 발탁돼 프랑스월드컵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장대일은 한국 국적을 선택하고 프로축구 K리그에서 활약하다 2004년 은퇴했다.

지난 6월 한국 축구 대표팀에 다시 혼혈 선수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강수일(28·제주 유나이티드)이었다. 공격 자원 발굴에 나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띄어 처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흑인 미군 병사와 한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불량학생에서 프로 축구선수로 변신했으며 꿈에도 그리던 국가대표의 꿈을 이뤘다. 2011년 12월 다문화초등교육기관인 지구촌학교의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발모제 사용으로 도핑에 걸려 ‘슈틸리케호’에서 낙마했으며 지난 12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출전정지 6개월 징계(6월 11일 자로 소급 적용)를 받았다. 강수일은 징계 기간 동안 개인 운동을 하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축구클리닉을 진행하는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설상 종목에선 김마그너스(17)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르웨이인 오게 뵈(58)씨와 한국인 김주현(55)씨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유망주다. 지난 4월 28일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 국적을 선택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1998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어릴 적부터 축구, 윈드서핑, 요트, 철인3종, 아이스하키, 쇼트트랙 등 다양한 종목을 경험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2010년 노르웨이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키를 탔다. 스키에 입문한 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타고난 재능과 노력으로 ‘스키 강국’ 노르웨이에서 정상급 선수로 도약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