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무력시위를 하는 듯 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외국인 선수 브렛 필 이야기다. 하루 만에 타선에 복귀한 필이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1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필의 연타석 홈런과 고졸 루키 황대인의 데뷔 첫 홈런 등 홈런 4방을 앞세워 13대 1 완승을 거뒀다.
프로야구에는 한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를 두 명까지 쓸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김기태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고심 끝에 필을 빼고 마운드에 조시 스틴슨과 에반 믹을 쓰는 작전을 구사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팀이 패배했고, 필의 올 시즌 전 경기 출전 기록도 깨졌다.
‘강제 휴식’을 취한 필은 김 감독의 전략이 잘못됐다는 듯 맹타를 휘둘렀다. 1회말 삼진, 3회말 볼넷을 기록한 필은 8-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2, 3루에서 큼지막한 3점포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 6회말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더하며 연타석 홈런을 완성했다. 혼자서 4타점을 올리며 시즌 79타점을 기록했다.
필이 합류한 KIA 타선은 무서웠다. 전날 4안타의 빈공에 시달렸던 그 팀이 아니었다. 이홍구는 선제 결승 3점포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황대인도 생애 첫 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승리로 6위 KIA는 5위 한화 이글스에 한 게임차로 다가섰다.
반면 한화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 앤디 밴헤켄의 호투에 밀려 2대 8 완패를 당했다. 넥센과의 2연전을 승리로 장식해 4위와의 격차를 줄이려 했던 한화는 오히려 2연패를 당하며 KIA와 SK 와이번스에 추격을 허용했다.
SK는 선발 김광현의 호투에 힘입어 LG 트윈스를 8대 2로 누르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SK는 KIA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7위를 유지했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11승(2패)째를 거뒀다. 5회 1사 후 손주인을 상대하다 전완근 경련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나머지 투아웃을 잡고 5회를 마쳤다. 김광현은 6회에도 투구 강행 의사를 밝혔으나 코칭스태프는 교체를 결정했다. 일시적 경련일 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NC 다이노스는 두산 베어스를 3대 2로 물리치고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8탈삼진을 더하며 올시즌 총 104개의 탈삼진을 뽑아 역대 세 번째이자 좌완 최초인 8년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kt 위즈는 롯데 자이언츠를 9대 4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프로야구] 필 받은 필… 연타석 홈런 쾅
입력 2015-08-15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