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면피성 사죄] 과거 日 총리 담화는 어떠했나… 2010년엔 韓·日병합 강제성 인정

입력 2015-08-15 02:54
역대 일본 총리들은 종전 기념일 등 주요 역사적 기념일을 맞아 내각의 역사인식 등을 담은 담화를 발표해 왔다.

1995년 8월 15일 전후 50년을 맞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는 역대 일본 총리 담화 가운데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등 역사적 과오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죄한 담화로 평가받는다.

당시 무라야마 총리는 담화에서 “우리나라(일본)는 멀지 않은 과거 한 시기 그릇된 국책으로 전쟁에의 길로 나아가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리고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고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내각은 당시 의회 다수를 차지하던 자민당의 반대에도 이 같은 내용의 담화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정부 공식 견해로 승화시켰다.

무라야마 담화는 이후 대외적으로 일본 정부의 역사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늠하는 기준처럼 언급돼 왔다. 우리 정부가 아베 담화 발표를 앞두고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 수준을 계승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무라야마 담화에 담긴 ‘식민지 지배’ ‘침략’ ‘반성’ ‘사죄’ 등 네 가지 핵심 키워드가 담기기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10년 뒤인 2005년 8월 1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역시 전후 60년 담화를 통해 부전(不戰)의 결의와 함께 일본의 침략,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또 무라야마 담화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내용을 각의를 거쳐 정부 공식 견해로 인정했다.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인 2010년 간 나오토 총리가 발표한 ‘한·일 병합 100년에 즈음한 총리 담화(간 담화)’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간 담화는 한국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으며, 일본 정부는 이 담화를 통해 100년 전 한·일 병합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할린에 거주하는 한국인 지원 및 한반도 출신자 유골반환 지원 등 인도적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