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톈진항 사고 희생 소방관 안타까운 사연들… 복무 1년도 못채우고 신혼 단꿈 12일 만에 ‘참변’

입력 2015-08-15 02:24

중국 톈진항 폭발 사고로 숨진 17명의 소방관 중에는 18세밖에 안 된 청년과 갓 결혼한 25세 새신랑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부분 20∼30대의 젊은 나이인 소방관 30명 이상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14일 관영 차이나데일리 등은 지난 12일 발생한 폭발 사고로 결혼한 지 열흘 남짓 된 인옌룽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헤이룽장성 출신인 인옌룽은 지난 2일 결혼해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옌룽은 2008년 12월 소방부대에 입대했으며 근무지가 톈진으로 정해져 가족들과 함께 고향을 떠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옌룽은 과거 불길에 휩싸인 건물 6층에서 6세 소녀를 구해내 영웅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소개했다.

현지 언론 화서도시보는 사망한 소방관 중 가장 어린 사람은 복무한 지 1년이 채 안 된 위안하이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1997년 9월생인 위안하이는 쓰촨성 더양시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입대했다. 위안하이의 누나는 전날 오전 웨이보에 “톈진항은 동생이 근무하는 소방부대가 있는 지역”이라며 “그들은 무조건 전방에서 구조작업을 할 것”이라고 올렸다. 이후에는 “전화통화가 되지 않는다. 하늘이 동생을 도와주기를”이라는 글을 수차례 올렸다.

하지만 가족들의 기도에도 위안하이는 현장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은 위안하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보고 싶다”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톈진 타이다병원의 의사 리칭은 “한 소방관이 ‘목숨이 위험한 것을 알았지만 구조하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울었다”면서 “의사로서 죽음에 익숙하지만 이들은 죽기에는 너무 젊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화재 현장에서 이날 오전 7시쯤 실종됐던 톈진 소방총대 개발구지대 소속 소방관 저우티(19)가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사고 초기 출동한 그는 얼굴과 호흡기에 화상을 입고 왼쪽 발을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톈진 소방국은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