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57%가 일본이 일으킨 과거 전쟁에 대해 반복적으로 사과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8∼9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일본이 미국이나 중국 등과 벌인 전쟁에 대해 이웃 여러 국가에 충분히 사죄했다’는 의견이 44%에 달했다고 14일 보도했다. 또 ‘애초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도 13%였다. 반면 ‘사과가 불충분하다’는 견해는 31%에 그쳤다.
하지만 ‘당시 전쟁이 잘못된 것이다’라는 답변이 47%로, ‘어쩔 수 없는 전쟁이었다’는 답변(24%)의 배에 달해 다수가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해선 잘못을 인정했다. 특히 전쟁이 잘못됐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56%는 침략전쟁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고 3%는 패배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쪽을 모두 이유로 꼽은 이들은 34%였다.
‘패전 후 일본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공헌한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군대 보유와 무력 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를 택한 이들이 49%였고 이어 미·일동맹 28%, 자위대 7% 순이었다.
‘일본 총리나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55%, ‘반대한다’는 답변은 31%였다. 응답자의 55%는 ‘야스쿠니 신사와 별도로 전몰자를 추도하는 국가 시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에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사망한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지지율은 32%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3% 포인트 하락했다. 아베 내각이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단자위권 법안 등 안보법제 통과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 28%, 민주당 9%, 유신당 6%, 공명당 4%, 공산당 4%, 사민당 1%, 지지정당 없음 38%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 남성 162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62%인 1015명이 응답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아베 면피성 사죄] 일본인 57% ‘과거 전쟁, 반복적 사과 필요 없다’ 입장
입력 2015-08-15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