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53) 목사는 지난 4월 책 한 권을 내놓았다. 교회 성도들과 쌓은 추억과 자신의 신앙생활을 기록한 저서의 제목은 ‘거룩한 바보들의 꿈’. 그는 목회자가 되기 전 교회학교 교사로 사역하면서 느낀 좌절과 보람을 이렇게 적고 있다.
“우리 교회에서 어린 영혼들을 위해 애쓰는 교사들을 보면 청년 시절 내 모습이 떠오른다. 비록 지금은 아이들이 철없어 보이고, 맛있는 거 사달라고 조르기나 하고, 조금만 기분이 나쁘면 토라지지만 훗날 멋지게 자랄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큰 기대감이 생긴다. (중략) 성만교회 교사들의 입술에서 항상 이러한 고백이 나오길 소망한다. ‘제 사명은 교사입니다!’.”(21쪽)
최근 성만교회에서 만난 이 목사에게 교회학교 부흥의 비법을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 역시 ‘교사의 중요성’이었다. 그는 “교사들의 투철한 사명감이 교회학교를 성공으로 이끈다”고 강조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교회학교 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교사 한 명만 있어도 교회학교 전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평생의 은인이 됩니다. 교사 양육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성만교회 교회학교 교사는 170여명이다. 이 목사는 틈틈이 이들과 만나 대화한다. 매주 목요일 새벽기도가 끝나면 기도회에 참가한 교사들을 따로 불러 간담회를 갖는다. 교사들을 상대로 금요일 오후 9시에 시작하는 ‘금요기도모임’에 반드시 참여토록 독려하는 것도 이 목사의 일이다.
이 목사는 “교사로서 복음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뜨거운 기도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성만교회 교회학교 교사라면 금요기도모임은 꼭 출석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에서 교회학교 교사진은 교회에서 유리돼 있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들끼리만 똘똘 뭉쳐 활동하곤 하지요. 담임목사의 관심도 덜하고요. 하지만 담임목사는 교사들과 가까이 지내야 합니다. 목회자가 이들과 함께 호흡할 때 아이들을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로 키워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사들의 사명감을 고취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목사의 답변은 간단했다. 그는 “아이들의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사명감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답했다.
“교사들은 틈틈이 자문해야 합니다. ‘저 아이를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계속 던지면 어느 날 훌륭한 교사로 거듭나 있을 거예요. 저출산 현상 때문에 교회학교 학생이 줄었다는 건 핑계일 뿐입니다. 아이들의 영혼을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교회학교 사역에 달려든다면 교회들마다 아이들이 북적일 겁니다.”
이 목사와의 인터뷰는 성만교회에 있는 카페와 식당 등지를 오가며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방학을 맞아 교회를 놀이터 삼아 놀고 있던 이 교회 아이들은 이 목사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이 목사는 아이들을 껴안거나 볼을 부비며 장난을 쳤다.
“저는 교회 부흥과 관련해 큰 비전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성만교회 교회학교를 큰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식의 생각도 없어요. 저는 성만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일 뿐입니다. 교회 아이들이 신앙을 키우면서 행복한 교회 생활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웃음).”
부천=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⑧ 경기도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인터뷰
입력 2015-08-17 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