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복귀… SK, 공격적 투자 보따리 푼다

입력 2015-08-14 02:54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계기로 경제살리기를 위한 행보를 강화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총수의 경영 공백 기간 동안 중단됐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해외진출 등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SK는 최 회장이 자리를 비웠던 지난 2년7개월 동안 사실상 성장이 정체됐다. 최 회장이 자리를 비운 2013년 이후 투자규모가 줄었고, 굵직한 M&A전에서도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올해에는 SK네트웍스가 KT렌탈 인수전에서 롯데그룹에 밀린 데 이어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도 탈락했다.

최 회장이 복귀하면서 SK는 다시 투자의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인 투자 확대 대상으로는 SK하이닉스가 거론된다. 최 회장이 2011년 인수를 강행한 SK하이닉스는 2013년부터 2년간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에만 6조원 이상을 투자할 만큼 투자 규모나 여력 면에서 확장 가능성이 크다.

경제살리기와 청년실업 극복 사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다. SK그룹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벤처기업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청년 일자리 창출 2개년 프로젝트’에 따라 2016년부터 2년간 4000명의 채용을 지원하고 2만명에 대해서는 창업교육을 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정부의 경기활성화 협조 차원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지원이나 청년 일자리 확대 등에 대규모 추가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도 한층 속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SK주식회사 C&C는 13일 중국 훙하이 그룹과 함께 홍콩에 설립한 IT 서비스 합작기업 ‘FSK 홀딩스’를 통해 홍콩 스마트 센서·사물인터넷(IoT) 부품 제조기업 다이와 어소시에이트 홀딩스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12일에는 에릭슨과 ICT(정보통신기술)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커넥티드 카(통신으로 작동되는 자동차),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대규모 자금이 드는 해외 자원개발 분야도 최 회장 복귀와 함께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측은 “경영에 복귀한 최 회장이 중심이 돼 그룹 안팎의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제를 살리는 데 그룹의 역량이 집중되고, 해외에서는 다양한 글로벌 사업들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용택 김유나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