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사면’ 서민에 초점 맞췄다… 최태원 등 경제인 14명 포함 6527명 광복절 특사

입력 2015-08-14 03:1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새벽 0시5분 정부의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된 뒤 31개월 동안 복역한 경기 의정부교도소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성경책을 들고 출소한 최 회장은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며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SK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함께 출소한 43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의정부=곽경근 선임기자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 14명 등 6527명에 대해 특별사면을 13일 단행했다. 석방과 동시에 특별복권 혜택까지 받은 이는 최 회장 단 한 명뿐이다. 최 회장은 회삿돈 4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3년 1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년7개월째(925일) 수감생활을 해 왔다. 그는 14일 0시를 기해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했다. 복권이 되면서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 복귀의 길도 열렸다.

경제인 중에는 집행유예가 확정된 한화그룹 김현중·홍동옥 고문이 형선고실효(형 선고 자체의 효력을 없애는 조치) 및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나머지 경제인 11명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초 특사 대상으로 거론됐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은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대신 중소·영세 상공인 1158명이 사면·복권됐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절제된 사면이 이뤄지도록 사전에 명확한 기준을 세워놓고 심사했다”며 “경제인의 경우 최근 형 확정자, 형 집행률이 부족한 자, 현 정부 출범 이후 비리 사범 및 벌금·추징금 미납자는 일절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활성화 기여’라는 사면 원칙에 따라 정치인·공직자 역시 제외됐다.

정부는 모범수 588명 가석방, 모범 소년원생 62명 임시 퇴원, 서민생계형 보호관찰 대상자 3650명 보호관찰 임시 해제 조치 등도 시행했다.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과 건설 분야 입찰참가 제한(2200개사), 소프트웨어 업체 입찰 제한(100개사) 등 행정제재를 받았던 220만6924명에 대해서도 특별감면이 내려졌다. 현 정부 들어 두 번째인 이번 특사 및 행정제재 감면 대상자는 모두 221만7751명에 이른다. 규모면에서 역대 여섯 번째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민 화합과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또 국민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특별사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호일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