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의 두 얼굴] 직접 사용해보니… 사진 매력에 감탄, 돌발사고 걱정에 초조

입력 2015-08-15 02:48

기사 작성은 물론 사진 촬영까지 병행해야 하는 여행 기자로서 드론은 매우 유용하다. 풍광을 일반 카메라로 찍어도 멋있겠지만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각도에서 촬영할 수 있는 만큼 매력이 크다. 엄청난 시각 확장을 통해 더 생생하고 장엄한 화면을 담아 그동안 눈에 익숙한 모습과는 색다른 볼거리를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뒤따르는 수고로움도 크다. 사용하는 기종은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중국 DJI사의 ‘인스파이어1’(사진)이다. 이 드론은 기체를 조종하는 사람과 촬영을 전담하는 사람이 2인 1조가 돼 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주로 출장을 가서 사진을 찍는 만큼 혼자서 1인 2역을 해야 한다. 이 드론이 강한 바람에도 잘 버티기 때문에 조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드론을 띄우고 사진까지 찍다 보면 항상 시간에 쫓기게 된다. 배터리 용량 때문에 비행시간이 15∼20분으로 한정돼 있는 탓이다.

장비가 크다 보니 휴대도 불편하다. 기본 카메라 장비에 드론까지 합치면 어깨에 메고 목에 걸고 손으로 들고 다녀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해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촬영에 앞서 기체에 프로펠러와 카메라를 장착하고 화면을 직접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연결시킨 뒤 칼리브레이션(지자계 보정)을 위해 드론을 들고 몇 바퀴 돌아야 하는 고생도 감내해야 한다.

안전사고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지난 2월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현장에서 일부 촬영용 드론이 물에 빠지거나 교량에 충돌하는 일이 있었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홍보 영상을 찍던 드론이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던 만큼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는 사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조종할 수 없는 ‘노콘(No Control)’이 대표적이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사생활 침해나 보안과 관련된 사항도 염두에 둬야 한다.

남호철 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