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와 더불어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1592∼1594년) 당시 상황을 기록해 놓은 ‘장계별책’(표지명 충민공계초·忠愍公啓草)을 몰래 빼돌려 팔아넘긴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장계별책은 이순신 장군이 선조와 광해군에게 올린 상황보고서 68편을 모아 1662년 필사된 책이다. 충민공계초의 분량은 전체 73쪽이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사로 일한 선조 25년(1592년) 4월 15일부터 선조 27년(1594년) 4월 20일까지 작성된 전황보고서들이다. 내용은 왜적의 정세를 아뢰고 외적을 물리친 장수와 군사에게 상벌을 내리기는 청하는 것 등이 담겨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이순신 장군 종가에서 문화재를 유출한 김모(55)씨 등 4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2007년 6월 평소 알고 지내던 덕수 이씨 15대 종부 최모(59·여)씨로부터 쓰레기 정리 등 집안일을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충남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 덕수 이씨 종가를 방문했다. 김씨는 종가에 있던 장계별책 등 고서적 112권을 충남 천안시 자신의 집으로 가져와 은닉하다가 2011년 6월 고물수집업자 조모(67)씨에게 300만원에 팔아넘겼다.
장계별책은 국립해양박물관이 문화재 매매업자 김씨 등을 통해 2013년 4월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해양박물관 측은 경찰 조사에서 “이순신 장군의 유물이지만 표지가 충민공계초여서 장계별책과 같은 책인지 몰랐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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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이순신 장군 유물 국립박물관이 구입
입력 2015-08-14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