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샌더스 초반 ‘돌풍’ vs 부시·클린턴 대세론 ‘휘청’… 요동치는 美 대선 판세

입력 2015-08-14 02:11
미국 대선의 초반 레이스가 돌풍과 이변으로 요동치고 있다. 올 초만 해도 ‘클린턴 vs 부시’ 두 정치 명문가의 재대결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독주 현상에 이어 민주당도 무명 버니 샌더스 의원이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양당 모두 비주류 후보들이 돌풍의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기존 정치 리더십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의 부상과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의 질주로 민주당은 진보적 색깔이 강한 후보가, 공화당은 보수 성향이 더 강한 후보가 각각 기존 구도를 흔들어놓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가는 곳마다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더니 급기야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뉴햄프셔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처음으로 제쳤다. 프랭클린피어스대학과 보스턴헤럴드신문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샌더스 의원은 44%를 기록해 37%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7% 포인트 차로 앞섰다.

여야를 통틀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클린턴 전 장관은 ‘이메일 스캔들’이 터진 이후 갈수록 호감도가 떨어지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공화당은 트럼프가 독주체제를 굳힌 상황이다. 부시 가문의 후광을 업고 유력 후보 대접을 받았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첫 TV 토론 이후 지지율과 순위에서 뒷걸음질치고 있다. 모닝컨설턴트 여론조사에서 11%로 2위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트럼프(32%)와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고, 심지어 NBC 뉴스-서베이몽키닷컴 여론조사에선 7%에 그쳐 8%를 얻은 칼리 피오리나 전 HP 최고경영자에게도 밀렸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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