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연일 ‘공습’… 인위적 환율 개입에 글로벌 금융시장 쇼크

입력 2015-08-13 02:43
중국이 이틀 연속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세계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외환교역센터는 12일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1.62% 올린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대 폭인 1.86% 기습 인하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시장 개입에 나선 것은 중국 경기 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도 경기둔화 우려를 부채질했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해 시장 전망치(6.6%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의 잇따른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국제 금융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06%(41.59포인트) 내린 3886.32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전날보다 1.58%(327.98포인트) 하락한 2만392.77로 마감했다. 유럽과 미국 주요 증시도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으로 이틀째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 증시도 크게 출렁거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940선까지 추락했다가 전날보다 0.53%(11.18포인트) 내린 1975.4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5%대까지 급락해 7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장 막판 낙폭을 만회해 2.06%(15.06포인트) 하락한 717.20으로 마감했다. 위안화 절하가 연 이틀 이어진 것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어서 시장이 받은 충격이 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95.5원까지 치솟았다가 11.7원 급등한 1190.8원으로 장을 마쳤다. 2011년 10월 4일(1194.0원) 이후 3년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이달이나 다음달 중 1200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중국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1일 전날보다 4.2% 떨어진 배럴당 43.08달러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2.4% 하락한 배럴당 49.18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1.6% 하락했고,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도 6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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