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은혜와 가시

입력 2015-08-13 00:36

복음성가 ‘날 구원하신 주 감사’의 3절에는 ‘길가에 장미꽃 감사, 장미꽃 가시 감사’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아름다운 장미꽃뿐 아니라 상처와 아픔을 주는 장미꽃 가시를 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다는 내용입니다.

장미꽃을 보고 감사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장미꽃에 돋은 가시를 보고 감사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가만히 우리의 신앙생활을 돌이켜보면 하나님은 장미꽃과 함께 가시도 주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왜 장미꽃과 함께 가시를 주셔서 사람을 아프게 하실까요.

첫째, 족한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1∼6절). 바울은 본문에서 자신이 약한 것 외에는 자랑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을 비난하는 거짓 사도들에게 그가 경험한 ‘주의 환상과 계시’를 소개합니다. 14년 전에 하늘에 이끌려 간 자를 아는데, 그가 낙원으로 이끌려 가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이 경험은 ‘주의 은혜’요 ‘주의 능력’이라면서 이 모든 은혜가 ‘족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울은 자신을 향한 비난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모든 것은 우연이나 노력이나 행위 때문이 아니라 ‘은혜로’ 주신 것이요, 그 모든 은혜는 족합니다. 우리가 받은 은혜는 이미 충분합니다. 우리가 욕심 때문에 보지 못하고 영안이 어두워 보지 못해서 족한 줄을 모르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떼쓰는 어린아이’처럼 ‘더 달라’고만 하는 자들이 되지 말고, 성숙한 어른들처럼 이미 주신 것에 만족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주님이 나의 목자십니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할 줄 아는 성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둘째, 능력을 주시는 하나님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7∼10절). 주님은 ‘족한 은혜’만 주시는 것이 아니라 ‘가시’도 주시는 분입니다(7절). 바울은 가시를 ‘사탄의 사자’라고 했습니다. 사탄이 보낸 가시가 좋은 것일 리 없습니다. 가시는 부끄러운 것이요, 찌르는 것이요, 아픈 것입니다. 고난, 핍박, 시련, 어려움, 시험입니다. 연약함이요 약점이요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입니다(10절). 복음 전파에 큰 장애물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가시를 뽑아 달라고 세 번이나 주께 간구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가시를 뽑아 주지 않았습니다.

죄로 인해 찾아온 것이 가시와 엉겅퀴일진대 주님은 예수를 믿는 즉시 가시와 엉겅퀴를 뽑아 주시지 않고 남겨 두셨습니다. 이는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7절), 곧 겸손하게 하셔서 주의 능력이 머물게 하기 위함입니다(9절). 더 큰 은혜와 능력을 주시기 위해, 성도의 유익을 위해 가시를 주신 것입니다. 가시를 주시는 하나님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가시를 주신 것도 은혜인줄 알고 감사해야할 것입니다.

그래서 ‘길가에 장미꽃 감사, 장미꽃 가시 감사’라는 복음성가가 우리 자신의 고백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윤대성 목사(경북 영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