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쿡] 담임목사들의 항변… ‘부교역자의 삶’ 기사에 담임목사 일부 서운함 피력

입력 2015-08-13 00:41

“연말이 되면 담임목사도 눈치를 보는 처지입니다. 그런데도 담임목사가 마치 ‘갑’인 것처럼 매도하는 것 같아 많이 불쾌합니다.”(경기도 부천 A교회 B담임목사)

국민일보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총 4회에 걸쳐 게재한 ‘대한민국 부교역자의 삶’ 시리즈를 두고 일부 담임목사님들이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취재한 기사들이 담임목사의 입장은 배제한 채 지나치게 부교역자 위주로 흐른 게 아니냐는 주장이었습니다. 기사 중간중간에 담임목사님들의 입장을 반영했지만 흡족하게 와 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B담임목사는 국민일보에 보낸 이메일에서 “담임목사와 부교역자의 사례비는 대부분 교회 제직회에서 결정된다”면서 “연말이 되면 담임목사도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라고 털어놨습니다. 수도권에서 제법 큰 교회를 맡고 있는 또 다른 목사님은 요즘 배출되는 젊은 부교역자들에 대한 섭섭한 마음도 토로했습니다.

“과거에는 사명감으로 봉사하는 부교역자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직장인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도와 금식, 헌신과 열정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많이 배운 교역자일수록 지성과 인성으로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영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청빙 절차나 사례비 수준, 사역의 강도 등을 두고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사이를 ‘갑을(甲乙)’관계로 비유한 데 대해서는 “‘목회’라는 사역의 특수성을 배려하지 않은 채 선택한 용어 같다”며 불편한 심경도 내비쳤습니다.

담임목사님들의 항변을 접하다 보니 확연히 드러나는 사실이 하나 있더군요. 담임목사님은 담임목사대로, 부교역자들은 부교역자들 나름대로 ‘내가 많이 힘들다는 것 좀 알아 달라’는 하소연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시리즈 3회 분에서 지적했던 두 주체 간의 소통 부족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사역에 매진하느라 정작 담임목사님이나 부교역자들 서로에 대한 돌봄과 관심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진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올해로 130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성장과 부흥에는 담임목사님들의 희생과 헌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담임목사직에 앞서 고된 목회 훈련 과정이었던 부교역자로서의 사역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부교역자의 삶’ 시리즈가 어느 한 쪽의 입장만 대변하는 메시지로 읽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목회의 중요한 축이 되는 담임목사님과 부교역자들에 대한 격려와 기도를 요청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