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前 일본 총리 “식민지 시대 가혹한 고문 사죄드린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찾아

입력 2015-08-13 03:12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유관순 열사가 수감됐던 서울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내 8호 감방 앞에서 헌화하고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광복 70주년을 앞둔 12일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옛 형무소)을 찾아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이날 오후 2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도착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먼저 여옥사(女獄舍)를 찾아 유관순 열사가 수감됐던 8호 감방에 헌화한 뒤 다른 옥사와 사형장 등을 둘러봤다. 또 순국선열 추모비에 헌화한 뒤 무릎을 꿇고 독립투사들의 영혼을 기리며 큰절을 올렸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이 한국을 식민 통치하던 시대에 독립운동, 만세운동에 힘쓴 유관순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서대문형무소에) 수용돼 고문을 당했고 가혹한 일이 벌어졌으며 목숨까지 잃었다는 것에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전후 70주년을 맞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담화를 내놓는다고 들었다. 발표한다면 당연히 일본이 과거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면서 "한국을 식민 통치하고 중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을 침략했다는 것 등이 역사적 사실로 담겨야 한다. 당연히 반성과 사죄의 마음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명록에 '만세운동에 힘을 다한 모든 영혼에게 편안함이 있길 바라며 독립, 평화, 인권, 우애를 위해서'란 글을 남겼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 조직위원회 초청으로 방한했으며,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2015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에 참석한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