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드디어 MLB 규정타석 진입… CBS스포츠 “강, 신인왕 1순위”

입력 2015-08-13 02:35

이제 그 누구도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백업(후보선수)’이라고 부르지 않게 됐다. 꿈의 무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규정타석에 진입하면서 그는 진정한 빅리그 주전선수가 됐다. 또 메이저리그 최초 한국인 신인왕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강정호는 12일(한국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5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석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팀은 비록 3대 4로 패했지만 전날까지 337타석으로 규정타석(팀 경기수×3.1)에 1타석 부족했던 강정호는 이날 4타석에 들어서 규정타석(12일 현재 341타석)을 채웠다.

규정타석 진입은 강정호가 확실한 주전급으로 도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전선수가 아니면 규정타석을 채우는 게 쉽지 않다. 내셔널리그 15개 팀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강정호를 포함해 74명뿐이다. 각 구단에서 5명 내외만 규정타석을 채웠다. 피츠버그에서도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는 6명뿐이다.

시즌 시작에 앞서 현지 언론은 한국 야수 중 처음으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입성한 강정호에 냉소적인 시선을 보냈다. 비교 대상이 없었고, 한국 프로야구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받는 일본 내야수들도 메이저리그 첫 해에 연착륙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 타격할 때 왼쪽 발을 드는 ‘레그킥’ 때문에 타격에서도 의문 부호를 찍었다. 정확하게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는 백업’이라는 게 미국 언론의 평가였다.

하지만 강정호는 여름부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7월 25경기에서 타율이 0.379(87타수 33안타)나 됐다. 같은 달 내셔널리그 최고 신인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강정호는 앤드루 매커천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뛰어난 타자”라며 “강정호가 매일 경기에 나서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거들었다.

이제 강정호는 한국인 최초 빅리그 신인왕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강정호의 시즌 성적은 현재 타율 0.293, 9홈런, 40타점이다. 피츠버그가 속해 있는 내셔널리그에서 강정호보다 나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맷 더피(타율 0.304) 등 일부에 불과하다.

미국 CBS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신인’이라는 동영상에서 강정호를 신인왕 후보 1위로 소개했다. 이 매체는 “강정호는 팀이 필요로 하는 타석에서의 지속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그는 첫 시즌을 매우 생산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규엽 황인호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