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교갱협)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새롭게 바로 세워나가기 위해 설립됐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교갱협은 1996년 3월 7일 ‘갱신’을 시대적 과제로 여겼던 목회자 157명이 고(故) 옥한흠 목사를 중심으로 모여 출범했다. 최근 인천시 중구 인중로 인천제2교회에서 교갱협 대표회장 이건영 목사를 만났다. 이 목사는 갱신에 앞서 20년 전 가졌던 열정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20년 전 모임에 처음 참석했을 때 앞장서서 고난 받을 결의에 찬 목사님들의 모습에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부터 부족한 점투성이입니다. 20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합니다.”
교갱협은 옥 목사 별세 이후 방향성과 정치 세력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생전 옥 목사의 조언을 들어 설명했다.
“옥 목사님이 강조했던 것은 ‘광야의 외치는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바라보면서 광야의 외치는 소리로는 한쪽 기둥에 불과할 뿐 양 기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셨지요. 그래서 교단 실무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개혁을 이뤄 나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따라 많은 분들이 지금 교단에 들어가 나름대로 누룩처럼 개혁하는 일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물론 때로는 욕도 먹고요(웃음). 회원들과 함께 교단과 한국교회에 대한 고민들을 나누다 보면 처음 마음을 잊지 않고 있음을 강하게 느낍니다.”
이 목사는 교단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갱신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줄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대화 창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국교회가 지금보다 하나 된 모습을 보이는 데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정부와 사회를 향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 교단장들의 협의체 같은 기구를 통해 긴밀하게 논의하고 목소리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인천에서 태어나 줄곧 신앙생활을 해온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 목사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치과 치료와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목욕탕을 운영할 정도로 지역사회를 섬기는 데 열심이다.
“교갱협 회원들의 교회들이 나름대로 각 지역 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교갱협 20주년을 기점으로 회원 교회들이 좀 더 한국교회를 위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교갱협을 위해 역량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목사는 오는 17일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열리는 스무 번째 교갱협 영성수련회에 많은 목회자들이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20년 전으로 돌아가 신앙의 순수함을 회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목회자는 교회와 교단을 위해 헌신하는 초석이 돼야 한다. 교갱협이 그 바탕을 열심히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최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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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이건영 목사 “20년 전으로 돌아가 신앙의 순수함 회복해야”
입력 2015-08-13 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