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 여당인 민주당 사이에 이란 핵합의를 둘러싼 마찰음이 계속되면서 의회 승인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차기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거물’ 찰스 슈머(뉴욕·사진) 의원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이란 핵합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의회전문지 더힐 등이 11일 보도했다.
슈머 의원은 “핵합의 거부의 유일한 대안이 전쟁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더 좋은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존 케리 국무장관은 백악관에서 슈머 의원의 지역구 언론들과 간담회를 갖고 “누군가가 ‘더 좋은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면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라면서 “지금보다 더 강하고 더 좋은 합의를 만들어 낼 기회는 없다”고 반박했다.
케리 장관은 “이란은 다시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실제 이란 측에서 그렇게 공언했다”면서 “의회가 이번 핵합의를 거부하면 결국 갈등(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갈등은 이란 핵합의의 의회 처리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란 핵합의에 강력히 반대하는 공화당이 상·하 양원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60일간의 의회검토가 끝나는 다음 달 17일 이후 실시될 표결에서는 일단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며, 미 의회는 이에 맞서 3분의 2 이상(상원 67표, 하원 290표)의 의결로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공화당이 민주당으로부터 상원 13표, 하원 44표를 더 끌어와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지만 슈머 의원처럼 영향력이 큰 민주당 인사가 적극적으로 반대 캠페인을 벌일 경우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분석이 미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美 ‘이란 핵합의’ 의회 승인 난기류
입력 2015-08-13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