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인터뷰]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의사 건강해야 환자도 건강, 진료환경 개선 총력

입력 2015-08-17 02:17
“의사가 마음편해야 국민건강도 지킬수 있다”는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건강한 진료환경을 만든다는 목표로 회무에 임하고 있다.

“의사가 건강해야 환자도 건강해진다. 국민 건강을 위해 마음 편히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서울시의사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 회장에 당선된 김숙희 회장은 ‘회원,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초 회장 후보로 나설 때도 ‘상생, 소통, 의권강화, 마음편한 진료환경’을 강조하며 ‘진료만 하고도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회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다. 각 직역의 의사들이 의사로서의 업무만 한다면 좋겠지만 각각 너무 많은 업무 부담이 있다. 여기에 의료정책은 갈수록 의사에게 부담을 주고, 타 직능의 영역침범이 늘어나는 등 의사로서의 권리는 줄고 의무는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힘든 상황이지만 의사가 건강해져야 환자도 건강해지기 때문에 상생과 소통을 통한 의권강화와 진료환경 개선에 노력하는 한편, 회장으로서 회원이 국민건강을 위해 마음 편히 진료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 100주년을 맞은 서울시의사회의 목표에 대해서는 “국민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또 전문가로서 자존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도 필요하기 때문에 국민의 건강욕구와 직업인으로서 의사의 권리가 만나는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건강 100세에 의사회 역시 건강한 미래 100년을 시작하고 싶다. 올해가 건강한 진료환경을 만드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현 의료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로 전문가인 의사가 배제된 정책을 지적했다. 그는 “현 의료시스템은 총체적인 난맥(亂脈)이다. 의료정책의 입안·시도에 전문가인 의사는 배제돼 있고, 건강보험수가는 낮으며, 의료전달체계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의사가 컨트롤타워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라며 “모든 사안이 연결돼 있어 균형이 무너지지 않게 하나하나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의사사회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내부 단합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의사 단체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이 심화되고 있는데 회원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상태면 지금의 의사단체도 지속하기 힘들 것”이라며 “회원들이 의사단체의 주인이 되고, 단결만 된다면 당면한 여러 문제 해결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의료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는데 우선 ‘원격의료’의 경우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구태여 많은 비용을 들여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스템을 갖춰야 할지 의문이고, 원격의료 자체도 완성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보안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약분업’은 국민이 많은 부담을 하고 있는데 반해 혜택을 보지 못하는 대표적인 제도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대체조제’에 대해서는 의사가 낸 처방을 싼 약으로 바꿔주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약사에게 제공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과연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의 문제인 ‘사무장병원’의 경우는 의사에게 가장 큰 덕목인 윤리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며,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이익을 목적으로 병원을 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의료의 근본을 왜곡시킬 수 있고, 환자들은 사무장병원을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의사에 대해 불신을 야기할 수 있어 정부당국의 강한 근절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개인 의료정보보호와 관련해서는 “병의원은 수가에 의해 운영된다. 개인의료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이러한 책임이 일반 병의원에 전가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물건에 보호비용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수가에는 이러한 개인정보보호 등의 부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 정부가 해줘야 할 일을 왜 개인 병의원에 부담시키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메르스 사태에서 서울시와 공조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서울시의사회는 향후에도 협력을 통해 국민건강수호에 앞장서 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회장은 “메르스를 비롯한 신종감염병 및 각종 질병의 예방에 있어 보건소를 포함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한데 위기상황에서도 보건소가 일반 진료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공의료기관과 보건소가 일반진료보다는 국민을 위한 예방사업 및 질병관리라는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시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의사회의 많은 요구를 반영해줬기 때문에 효과를 거둘 수 있었고, 앞으로도 서울시와 공동으로 감염병 관리를 위한 정책마련 및 시행과정에서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