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순환출자 연내 80% 해소”

입력 2015-08-12 03:28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416개의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올해 안에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가(家) 경영권 다툼의 승패를 좌우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날짜는 오는 17일로 결정됐다.

신 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호텔롯데 상장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지분율 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등의 주요 주주로,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호텔롯데의 지분 구성을 보면 일본 L투자회사 12개사가 72.65%,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일본계 회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하겠다”면서 “주주 구성이 다양해지도록 기업 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으로 개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또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다만 지주회사 전환 시 ‘금융계열사 처리’ ‘7조원 재원 마련’ 등의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룹 내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는 한편, 기업문화개선위원회도 설치하는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의 주요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언급한 신 회장을 포함한 이사진 해임건 등은 주총 안건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 회장은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타협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가족과 경영은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 7일 일본으로 돌아간 신 전 부회장은 나흘 만인 이날 밤 다시 한국에 와 귀국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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