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또 혁신”…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출범

입력 2015-08-12 02:42

세계 최대 IT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구글 내에서 진행하던 신규 프로젝트를 모두 독립시켜 개별 회사로 만드는 것이 골자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10일(현지시간) 구글 공식 블로그 등을 통해 ‘알파벳’이란 회사가 출범한다고 밝혔다. 알파벳은 지주회사의 역할을 하게 되며 구글은 알파벳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그리고 구글 내에서 진행하던 신규사업은 역시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돼 알파벳에 들어간다. 구글은 검색, 광고, 유튜브, 안드로이드, 지도 등의 사업에 집중한다. 그동안 구글 내에서 진행되던 네스트(온도조절장치) X랩(무인자동차) 캘리코(수명연구소) 라이프 사이언스(생체 콘택트렌즈) 등은 별도의 회사가 된다.

회사 이름을 알파벳으로 정한 것은 A부터 Z까지 문자를 포괄하는 단어가 알파벳이기 때문이다. 페이지는 이날 알파벳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G is for Goole’(G는 구글을 상징한다)이라는 머리말을 남겼다.

페이지는 “기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진적인 변화만 하고 같은 일을 편안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혁신적인 사고가 차세대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기술 분야에서는 불편한 상태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알파벳 출범 이유를 설명했다. 구글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조직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했다는 것이다. 그는 “각 사업마다 강력한 최고경영자(CEO)를 배치하고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라면서 “재정 배분을 잘하고 있는지,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등도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지는 알파벳의 CEO를 맡게 되며,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의 사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알파벳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한다. 이들이 알파벳에 전념하게 됨에 따라 순다 피차이(43) 구글 수석부사장이 구글의 새로운 CEO로 임명됐다. 미 IT업계를 장악해 가는 인도 출신 인재들의 영향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로 임명된 사이타 나델라(47)에 이어 구글 역시 인도 출신이 이끌게 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번 조직 개편에 대해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모델로 했다고 평가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