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외국통신사 서울특파원으로 3·1운동 소식을 세계에 알렸던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1875∼1948)가 살았던 서양식 주택 ‘딜쿠샤’(사진)의 문화재 지정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종로구 행촌동 딜쿠샤를 다음 달 초 시 등록 문화재로 지정 예고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딜쿠샤는 UPI통신의 전신인 UPA통신의 서울특파원인 테일러가 1923년 행촌동에 지은 서양식 주택이다. 테일러가 이름 붙인 딜쿠샤는 힌두어로 ‘이상향’ ‘행복한 마음’ ‘기쁨’ 등을 뜻한다.
딜쿠샤는 2층 붉은색 벽돌 건물로 개항 이후 지어진 서양식 주택 중에서도 평면 구성과 외관이 독특하다. 화강석 기저부 위로 붉은 벽돌을 세워 쌓은 건물 양식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희귀해 건축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건물로 평가받는다. 시는 이런 점을 들어 딜쿠샤의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딜쿠샤에는 현재 쪽방촌 형태로 15가구 26명이 무단점유해 살고 있어 보존·관리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시는 이에 담당 구청인 종로구와 함께 무단점유자들에 대한 대책을 검토해 나간다는 전제 하에 딜쿠샤의 소유주인 기획재정부에 무상 양도를 요청하고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서울시, 희귀 서양식 주택 ‘딜쿠샤’ 문화재 지정 추진
입력 2015-08-12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