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ISA] 연봉 5000만원 넘는 ‘중산층’ 자산관리 서비스 등 최대 혜택

입력 2015-08-14 02:26

정부가 지난 6일 '2015년 세제개편안'에서 발표한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가 재테크 관련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만능통장'으로 소개하지만 의무납입기간(5년) 동안 출금이 안돼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것을 비롯한 단점들도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ISA 계좌도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받아들여 절세 효과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산층 이상 활용도 높을 듯=전문가들은 ISA의 최대 수혜 계층으로 연봉 5000만원 이상 중산층을 꼽는다. 올해 말 신규 가입이 끝나는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나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는 가입 자격을 연봉 5000만원 이하로 제한한 반면, ISA는 가입 직전 연도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ISA를 활용하면 예·적금, 각종 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 파생결합증권 등을 한 계좌에 편입한 후 자산을 관리할 수 있고, 의무납입기간 5년을 채우면 누적순수익(손실까지 합산한 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순수익이 200만원을 넘으면 9.9%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 국내 주식이나 10년 이상 장기 상품이 많은 보험은 ISA 계좌 편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NH투자증권은 “절세 금융상품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산층 근로자들이 절세 혜택뿐 아니라 고액자산가에게 집중됐던 자산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아 IBK기업은행 종합기획부 과장은 “5년간 자금이 묶여 있어야 하기 때문에 중산층 중에서도 상위 레벨에 있는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ISA에 가입할 수 없다. 하지만 고소득자들은 자산을 분산해 ISA로 ‘세(稅)테크’를 할 수 있다. 황재규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차장은 “자산가들은 근로소득이 있는 자녀나 임대소득이 있는 배우자에게 자산을 분산해 ISA에 가입함으로써 세금을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한 달 벌어서 한 달 사는 중산층은 ISA에 묶어둘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며 중산층보다는 오히려 자산가들이 ISA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자금 묶이는 것 고려하고, 고수익 상품 투자해야 유리=ISA 계좌의 경우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원자재 시장과 연결된 파생결합증권(DLS),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수혜 상품이 될 전망이다. 현재 ELS와 DLS는 15.4%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ISA 계좌는 의무납입기간 5년 동안 원금과 투자수익금을 뺄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중도해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전문가들은 ISA 계좌에서 금리가 낮은 예·적금 비중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장기간 묶이는 자금을 굳이 예·적금으로 편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금도 수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기 때문에 ISA 계좌에 넣을 때 특별한 이점이 없다. ISA는 수익과 손실을 합산해 세금을 깎아주는데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현재도 비과세이므로 수익이나 손실이 나도 ISA 계좌 내 다른 펀드 수익과 합산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해외 펀드의 경우 정부가 비과세 해외주식 전용펀드를 신설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된다. 해외 상장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신규 펀드의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1인당 3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예·적금 대신 수익률 높은 금융상품의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며 “비과세 수혜가 큰 채권형펀드와 ELS·DLS, 해외펀드 및 ETF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혁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국내 주식형펀드는 ISA 포트폴리오에서 따로 떼어 관리하고, 지금 과세되는 상품 중에 절세가 필요한 것을 ISA에 넣어야 한다”면서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돈은 ISA에 담기보다는 따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