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막말에도 트럼프 지지율 1위

입력 2015-08-12 02:38

잇단 막말과 여성 비하 발언에도 도널드 트럼프(사진)의 인기는 치솟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첫 TV토론회 이후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지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모닝컨설턴트가 10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원 및 공화당 성향 무소속 응답자들의 트럼프 지지율은 32%에 달했다. 이는 TV토론회 이전인 지난 3일 공개된 여론조사의 25%에 비해 무려 7% 포인트 오른 것이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1%로 2위에 올랐고,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이 9%로 3위에 랭크됐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각각 6%로 그 뒤를 이었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2∼5위 후보 4명의 지지율을 합친 것과 같다.

또 퍼블릭폴리시폴링(PPP)이 내년 초 첫 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19%의 지지율로 1위를 지켰다. 워커 주지사와 카슨이 12%로 공동 2위에 올랐고 부시 전 주지사는 11%로 4위로 밀려났다.

치솟는 지지율에 고무된 트럼프는 여성비하 발언을 지적한 여성앵커 메긴 켈리에게 “사과하지 않겠다”고 고자세를 보였다.

민주당의 유력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그동안 트럼프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을 삼가던 것과 달리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날 뉴햄프셔주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는 너무 나갔다. 공격적이고 너무나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는 지금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쇼맨십은 결국 예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경감 방안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학생들이 등록금을 빌리지 않아도 학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주 정부에 지급하는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1750억 달러(약 205조원)로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또 대출상환금이 소득의 10%를 넘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