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국기 교체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10일(현지시간) 새 국기 후보 디자인 40개를 발표했다. 정부는 40개 중 후보군을 4개로 압축해 올해 말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 디자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디자인은 내년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해 교체 여부를 결정한다.
국기 교체는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다. 이웃나라인 호주 국기와 너무 비슷하다는 게 가장 큰 교체 이유다. 또 1907년부터 사용돼온 현재 국기에 과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떠올리게 하는 파란 바탕과 유니언잭(영국 국기) 등이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국기 교체 논의는 1970년대부터 꾸준히 있었으나 현직 총리가 직접 교체 의지를 갖고 국민투표를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지난 4월 현지 언론 뉴질랜드헤럴드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0%가 국기 교체에 반대했다. 국민들 사이에선 “2600만 뉴질랜드 달러(약 200억원)를 들일 만큼 중요한 문제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정부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공모에는 조롱조의 디자인이 쏟아져 나왔다. 한 시민은 뉴질랜드의 상징인 은빛 깃털 아래에서 키위새가 눈으로 레이저를 발사하는 그림을 올리며 “레이저빔은 뉴질랜드의 강력한 이미지를 나타낸다”고 비꼬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뉴질랜드 수백억원 들여 국기 교체 공모… 뿔난 국민들 ‘조롱 디자인’ 쏟아져
입력 2015-08-12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