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복 70년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30만명(주최 측 추산)의 크리스천들이 조국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기도했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교단과 연합기관이 참여해 기도회를 준비하고 치르면서 모처럼 한국교회가 하나로 뭉쳤다는 칭송을 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무적인 분위기를 잘 이어가야 할 시점에 경고음이 켜졌습니다.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리는 연합새벽집회를 ‘누가 주관하느냐’를 놓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평화통일기도회준비위(대표대회장 김삼환 목사) 사이에 간극이 생긴 것입니다.
먼저 이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언급한 쪽은 평화통일기도회준비위였습니다. 준비위는 지난달 ‘광복 70년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의 세부일정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평화통일기도회의 연장선으로 15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한국교회평화통일 특별새벽기도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기총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행사는 한기총 주관”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자체적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행사 명칭을 ‘해방 70년·광복절 67주년 기념감사예배’로 정하고, 예배 순서자도 곧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기총 관계자는 “9일 평화통일기도회에 한기총도 동참했고, 15일 예배에는 평화통일기도회준비위 관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니 두 행사의 의미를 나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평화통일기도회준비위 김삼환 대표대회장과 공동대회장인 장종현 예장백석 총회장이 15일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평화통일기도회준비위의 입장은 다릅니다. 준비위 관계자는 11일 “당초 평화통일기도회준비위 주관으로 열기로 합의한 행사를 한기총이 자체적으로 준비·개최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열린 평화통일기도회준비위 실무회의에서는 15일 예배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합니다.
‘광복 70년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회가 하나 돼야 한반도의 통일도 외칠 수 있다. 교회가 먼저 연합을 이루자”는 교계 지도자들의 다짐을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그 다짐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경기도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졌습니다.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의 기도가 더욱 절실할 때입니다. 그 기도는 한국교회가 뜻을 하나로 모을 때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미션쿡] 한기총-통일기도회준비위, 마음 모아야… 15일 새벽집회 코앞인데 행사 주관 놓고 이견
입력 2015-08-12 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