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담화에 ‘사죄’ 등 4개 키워드 명기 될듯”

입력 2015-08-11 03:22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14일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 ‘침략’ ‘사죄’ ‘통절한 반성’ ‘식민지 지배’ 등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키워드 4개를 모두 명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본 NHK방송이 10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담화에 과거 전쟁에서 일본의 행위에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시해 다시는 전쟁하지 않을 것임을 맹세하는 한편 역대 내각의 기본적인 입장을 계승할 방침을 명기할 예정이라고 NHK는 덧붙였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담화 초안에선 과거 역사와 역대 정권의 노력에 관해 언급하고 무라야마 담화와 ‘고이즈미 담화’의 핵심 문구인 ‘통절한 반성’ ‘식민지 지배’에 더해 ‘사죄’와 ‘침략’ 등을 모두 명기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담화 초안에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키워드를 모두 담은 배경에는 이런 문구를 명기할지를 둘러싼 논란을 일단 피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방송은 분석했다.

총리 담화의 초안을 읽은 아베 정권 간부는 “세부적으로 어떤 주문을 한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전체적으론 대다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앞서 전날 아사히신문은 아베 담화 초안에 ‘사죄’라는 표현은커녕 그와 유사한 문구도 없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이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이라는 문구를 포함할 의향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담화에서 거론할 ‘침략’이 ‘일본의 침략 행위’를 의미하는 문맥은 아닐 것으로 알려졌다. 담화에 사죄 표명 문구를 넣을지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하루 만에 정반대의 보도가 나온 배경을 두고 아베 총리 측에서 여론을 떠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언론사마다 다른 내용을 흘려 반응을 살펴보려는 술수라는 것이다. 따라서 담화에 ‘침략’이나 ‘사죄’ 등의 표현을 넣더라도 비판 무마용이나 일반적인 언급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