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복 70주년에도 안하무인인 北의 지뢰도발

입력 2015-08-11 03:17 수정 2015-08-11 09:28
비무장지대(DMZ)에서 목함 대인지뢰에 의해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친 사건은 북한의 군사도발에 따른 것임에 틀림없다. 북한군이 우리 병력을 해칠 목적으로 최근 DMZ 내 군사분계선(MDL)을 440m나 넘어와 몰래 지뢰를 매설했다는 국방부 발표는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 폭발 지뢰의 철제 잔해물이 전혀 녹슬지 않았고, 소나무로 만든 목함 파편에도 송진 냄새가 날 정도로 부식된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폭발 지점이 북쪽으로 내리막 경사가 져 있다는 점에서 북에서 유실돼 떠내려 왔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발표도 믿음이 간다.

북이 약50년 동안 중단했던 지뢰도발을 광복 70주년 행사가 한창인 때에 자행한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남북간 화해협력과 통일을 염원하는 정부와 국민들에게 침을 뱉은 격이다. 합동참모본부가 보복응징 차원에서 즉각 경기도 파주를 비롯한 최전방 두 곳에서 대북 확성기 홍보방송을 재개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이다. 11년만의 대북 심리전 공세여서 의미가 크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건이 발생한 소초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북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장병들에게 큰 힘이 됐을 것이다.

군이 접적지역에서 또 다시 허점을 보인 것도 심각한 문제다. MDL에서 수백m나 내려와 3개의 지뢰를 매설하려면 북한군 2명이 최소 10여분 간 작업을 해야 하고, 그 시간 뒤쪽에서 여러 명이 엄호작전을 펴야 한다. 그럼에도 군은 이를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더구나 북이 지난해 말부터 DMZ 내에서 지뢰를 매설하는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북 경계에 구멍이 생겼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3년 전 북한 병사의 ‘노크 귀순’과 2개월 전 ‘대기 귀순’을 연상케 한다. 마땅히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DMZ는 매우 길고 광활하기 때문에 완벽한 경계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의 침투를 사전에 차단하고 유사시 즉각적으로, 그리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는 군의 최전방이다. 따라서 이곳 부대들은 한 치의 허점도 없이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군의 각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