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기도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은 북한이 살상 의도로 매설한 ‘목함지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복 및 남북분단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이 감행한 의도적 도발에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군 당국은 북의 도발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력 경고하는 한편, 2004년이후 중단됐던 최전방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며 대북 심리전에 나섰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10일 “지난 4일 발생한 DMZ 내 폭발 사건으로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친 것은 북한의 목함지뢰 때문”이라고 밝혔다. DMZ 내 지뢰 매설은 정전협정 위반으로, 군은 북한의 도발이 광복 70주년 및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앞두고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행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 군 추진철책 통문 북쪽과 남쪽에 각각 2개와 1개의 목함지뢰를 매설했다. 지뢰 폭발 지점은 북한 경계소초(GP)에서 남쪽으로 930m,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는 남쪽으로 440m 떨어진 지점으로 우리 군 일반전초(GOP)에서 북쪽으로 2㎞ 지점이다. 지뢰는 통문 북쪽 40㎝와 남쪽 25㎝ 지점에 매설됐다. 목함지뢰 폭발로 하모(21) 하사와 김모(23) 하사가 각각 두 다리와 오른쪽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상적 군대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를 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유보 중인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일부 실시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확성기 방송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부전선 두 곳에서 시작됐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고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사건 발생 GP를 찾아 “적 도발시 주저하지 말고 과감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북한군이 DMZ 일대에 지뢰를 매설하는 동향을 포착했음에도 군 당국이 적절한 대응 지침을 일선 부대에 하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는 국방부로부터 이번 사안에 대한 긴급현안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국방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찬,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은 이번 주 초 현안보고를 받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12일 열리는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함께 받을 가능성이 크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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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에… 北, DMZ 지뢰 도발
입력 2015-08-11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