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의료인이 개설하는 ‘사무장 병원’ ‘사무장 약국’은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매년 적발 건수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들이 은닉하거나 빼돌린 재산의 환수를 전담하는 특별 징수 조직을 출범시켰다.
건강보험공단은 서울시의 악성 체납자 전담 조직인 ‘38세금기동대’를 벤치마킹해 ‘사무장병원 특별 징수팀’을 구성, 가동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공단은 지난달 6일자 인사 발령을 통해 4명으로 구성된 별도의 징수팀을 꾸렸다. 노증식 급여조사2부장이 팀장을 맡았다. 11월까지 운영 성과를 중간 점검한 뒤 내년에 인력 및 조직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간 건보공단은 사무장 병원·약국을 통해 누수된 건보재정 환수 문제에서 낮은 징수율로 지적을 받아왔다. 2010년부터 올 6월 말까지 적발돼 환수가 확정된 불법 사무장 병원·약국은 915건이며 환수 결정금액은 811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지금까지 실제 환수된 금액은 665억원으로 징수율이 8.20%에 불과하다.
공단 관계자는 “검경 등 수사기관과 협조해 사무장 병원 적발 건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징수율은 나아지지 않았다.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올 초 서울시 38기동대와 채권추심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무장병원징수협의체를 구성해 전담 징수팀 신설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들로부터 가압류, 채권 확보 등 다양한 징수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특별 징수팀은 2009년 이후 불법 사무장 병원 개설에 연루된 사무장·의사·약사·한의사 등 317명(서울지역본부 관할)의 명단을 우선 넘겨받았다. 이 중 5명에 대해 재산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해 놓은 상태다.
특별 징수팀 관계자는 “38기동대는 악덕 체납자 가택 수색, 고가 금품 및 현금 압류 등을 통해 압박하는 것으로 안다”며 “장기적으로 이 같은 압박 수단의 동원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단독] 건보 재정 빼먹는 사무장병원 재산 환수 전담 건보공단판 ‘38기동대’ 떴다
입력 2015-08-11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