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비만의 원인이 음식 섭취가 아니라 운동 부족에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과학자들의 연구에 거액을 지원하는 등 교묘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카콜라는 ‘지구촌에너지균형네트워크(GEBN)’라는 학술단체에 자금과 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 단체는 체중에 민감한 미국인들이 운동에는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음식물 섭취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견해를 홍보하기 위해 최근 설립됐다.
GEBN의 스티븐 블레어 부회장은 “대중 매체와 과학계의 초점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마신다는 데만 쏠려 있다”면서 “분명한 증거도 없이 패스트푸드와 설탕이 든 음료를 (비만의 주범으로) 비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전문가들은 이러한 메시지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비만과 당뇨병의 확산에 콜라 등 설탕 첨가 음료들이 해 온 역할에 대한 비난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코카콜라의 계획의 일부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운동은 음식 섭취에 비해 체중에 단지 작은 영향을 줄 뿐이라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가 육체적 활동이 잘못된 섭생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을 대중에게 확신시키려고 GEBN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러한 과학계의 충돌이 설탕 첨가 음료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학교에서 이들을 퇴출시키며, 설탕 음료 회사들의 어린이 대상 마케팅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에서 성인들의 코카콜라 소비량은 20년 동안 25%나 감소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영양학자 배리 폽킨 교수는 코카콜라의 여론전은 증거가 없다며 해악을 애써 외면한 담배업계의 과거 전략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비만, 음식 아닌 운동 부족 탓”… 코카콜라, 교묘히 여론몰이 의혹
입력 2015-08-11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