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사장 취임 이후 금융부채 감축 및 방만 경영 해소에 ‘올인’해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에도 ‘공공기관 정상화의 첨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토지·주택 총력 판매체제를 구축하는 등 재무·사업 시스템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LH는 2013년 말 기준 105조6553억원이었던 금융부채 규모가 올해 7월말 현재 93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고 10일 밝혔다. 19개월 동안 12조원이 넘는 빚을 탕감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0조6000억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부채감축은 공신력 있는 해외 신용평가 기관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무디스·S&P·피치) 모두 LH의 신용등급을 대한민국 정부와 같은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LH 관계자는 “자발적인 혁신을 통해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이재영 사장의 확고한 경영철학과 민주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현장경영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3년 6월 취임한 이 사장은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총력 판매체제를 마련했다. 본사 9개 판매·사업 주관부서장 및 22개 지역·사업본부장과 판매경영계약을 체결하는 등 강력한 판매목표관리제 시행을 체계화했다.
LH는 이를 통해 지난해 사상 최대의 토지·주택 판매실적(27조2000억원)을 거뒀다. 올해는 7월말까지 연간 목표의 84%에 해당하는 15조8000억원(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공공임대리츠, 대행개발 등을 활용해 사업비도 연간 20% 정도 줄였다. 민간영역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해 개발수익을 공유하는 상생 방안을 제시했고, 방만 경영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1인당 복리후생비를 266만원씩 깎는 자구 노력도 단행했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LH는 경제 살리기 현장의 최일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거안정 대책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올해 10월 첫 입주가 예정된 송파 삼전지구 행복주택은 입주자 모집에서 8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뉴스테이 사업은 1차 공모를 마쳤고, 연내 2·3차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 97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급여 사업은 1년3개월간의 사전조사와 시범사업 진행, 시스템 구축 등을 완료하고 지난달 20일부터 본격적인 지급을 시작했다.
아울러 LH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로 위축된 경기 회복을 위해 56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빚 12조 줄인 LH, 경제살리기 5600억 추가 투자
입력 2015-08-11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