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프로농구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15일 프로아마 최강전을 시작으로 내달 12일부터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개막한다. 각 팀들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봄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최근 승부조작으로 농구의 입지가 크게 흔들린 만큼 각 구단은 더 나아진 기량으로 팬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시즌 전초전 ‘프로아마 최강전’=프로농구연맹(KBL)이 주최하는 프로아마 최강전은 프로농구 10개 팀과 대학 5개 팀, 국군체육부대(상무) 등 총 16개 팀이 참가한다. 축구로 치면 프로 1, 2부 팀과 실업팀 등이 자웅을 겨루는 FA컵이라고 볼 수 있다. 최강전에서 팬들은 새로 팀에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을 미리 볼 수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3년 이상 계약 금지 조항 등에 따라 지난 시즌에 뛴 외국인 선수 전원이 다른 팀에 둥지를 틀었다. 또 정규리그 규정을 반영해 2, 3쿼터에 외국인 선수 2명의 동시 출전이 가능하다. 규정은 키 193㎝를 기준으로 장·단신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는 등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
문태영, 주희정(이상 서울 삼성), 박상오(부산 kt) 등 팀의 간판급 선수 중 일부도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각 팀들이 바뀐 룰과 외국인 선수, 국내 선수로 어떤 전략을 쓸지 가늠해 보는 것이 이번 프로아마 최강전을 보는 주요 관전 포인트다.
◇“달라진 팀 컬러로 우승 노린다”=사상 최초 3연패를 달성한 울산 모비스는 도전에 직면했다. 공격의 핵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삼성으로 이적했고 양동근과 함지훈은 30대를 넘겼다. 이에 모비스는 팀 리빌딩과 속공 플레이 강화를 통해 완전히 새 판을 짜고 있다. 프로아마 최강전부터 배수용, 김수찬, 전준범 등 1∼2년차 신예들이 많이 기용된다. 또 빠르고 슛 감각이 좋은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가 가세해 속공 농구를 준비 중이다. ‘만수’ 유재학 감독이 팀을 어떻게 재정비했는지도 주목된다.
지난 시즌 아깝게 우승을 놓친 원주 동부는 로드 벤슨이 가세했다. 벤슨은 2011-2012 시즌 동부에서 김주성, 윤호영과 트리플타워를 형성해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았다. 동부는 4년 만에 ‘동부산성’을 재건축 중이다.
서울 SK는 이승준과 이동준 형제를 영입했다. 이로써 기존 김민수, 박승리를 포함해 혼혈선수 4명을 보유하게 됐다. 프로농구 사상 최다다. 혼혈 선수는 외국인 선수와 비슷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SK로서는 두 명의 외국인 선수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창원 LG는 전력 누수가 가장 크다. 슈터 문태종을 고양 오리온스로 보냈고 야전 사령관인 가드 김시래가 입대했다. 김진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분발과 기량 상승을 촉구하고 있다.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가 골밑에서 더 많은 활약을 해주고, 유병훈이 김시래의 공백을 메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리온스는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애런 헤인즈를 데려오며 최고의 포워드진을 구축하게 됐다. 또 상대적으로 약한 가드를 보강하기 위해 조 잭슨이라는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인천 전자랜드는 주장 리카르도 포웰을 보내는 대신 탄탄한 체격조건을 지닌 정통 인사이더 안드레 스미스를 데려와 골밑을 보강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센터 때문에 눈물을 흘린 것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다.
◇“하위권 팀 대반격 기대하라”=지난 시즌 맥을 못 춘 하위권 팀들도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를 준 팀은 지난 시즌 꼴찌 삼성이다. 모비스로부터 라틀리프와 문태영을 동시에 데려왔다. 노장 가드 주희정도 영입하는 등 베스트5 중 세 자리를 바꿨다. 프로농구 첫 지휘봉을 잡고 참담한 겨울을 보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이상민 감독의 의지도 대단하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우리가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분명히 달라진 팀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말했다.
kt는 모비스에서 코치 생활을 한 조동현 감독이 새롭게 팀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마당쇠’ 박상오가 친정팀에 복귀했다. 조 감독은 “내가 kt 사령탑에 오른 것은 유재학 감독님께 배웠기 때문”이라며 “그 DNA를 물려받아 꼭 좋은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농구 대통령’ 허재 감독이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전주 KCC는 추승균 감독 체제에서 강자로서의 면모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의 활약과 고액 연봉(5억원)을 받는 김태술이 얼마나 각성하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창진 감독의 승부조작 파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안양 KGC인삼공사는 김승기 감독대행 체제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오세근, 양희종, 강병현, 이정현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데리고 있는 만큼 김 대행이 얼마나 팀을 잘 추스를 지가 관건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농구 시즌, 점프볼… ‘모비스 천하’ 계속?
입력 2015-08-12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