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전도연과 어깨 겨룬 김고은 “전도연 선배 많이 의지하며 찍었어요”

입력 2015-08-12 02:43

‘협녀, 칼의 기억’에서 주연 전도연과 이병헌 못지않게 활약하는 배우는 김고은(24·사진)이다. 복수를 위해 길러진 홍이 역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한다. ‘은교’(2012)와 ‘차이나타운’(2014)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긴 그는 무협영화에도 잘 어울린다. 시사회 후 지난 주말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하늘을 붕붕 날고 치고받고 그러던데 다친 데는 없나.

“8개월 훈련 받고 촬영 때는 와이어를 몸에 달고 살았어요. 너무 힘들어서 펑펑 울기도 했고요. 그러고 나서 다음날 되면 또 다시 기분 좋게 촬영장에 나가는 저를 보면 우습기도 했죠. 다친 곳은 없지만 체력을 좀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젊은 배우에게 무협영화가 생소하지는 않았나.

“어릴 때 중국에서 살면서 무협물을 엄청 봐서 낯설지는 않았고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반가웠어요. 요즘은 무협만화나 소설을 별로 보지 않지만 이에 대한 향수 같은 건 있을 거예요. 의리나 대의 같은 걸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선머슴처럼 뛰어다니고 감정연기도 하는데 어렵지 않았나.

“처음에는 천방지축이다가 나중에 출생의 비밀을 알고선 울부짖다 절제된 감정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잖아요. 복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니까 연기는 힘들지 않았어요. 월소가 그러잖아요.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 옳은 일을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거지요.”

-철천지원수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복수를 해야 하나.

“무협이란 게 그렇잖아요. 대의명분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신념. 월소의 경우 유백의 배신에 대한 복수심도 있지만 스스로가 배신했다는 것에 더욱 괴로워하는 인물인 것 같아요. 씻을 수 없는 과오에 대한 죄의식이랄까.”

-전도연과의 연기는 어땠나.

“허락도 받지 않고 많이 의지했어요. 혼자 있는 시간에는 외롭더라고요.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전화도 하고 문자도 하고 그랬죠. 개인적인 얘기도 털어놓고요. 촬영 끝나고 ‘죄송하다’고 했더니 그냥 쿨 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포스를 느꼈죠.”

이광형 문화전문기자